고철·빈 병·헌 옷·폐지 등<br/>2004년부터 모아 판매<br/>수입금으로 다양한 활동<br/>이웃사랑 봉사회와 함께<br/>집수리·생필품·장학금 지원
[영주] “혜택을 못 받는 이웃에 더 다가가는 봉사활동을 하겠습니다.”
10여 년간 고철, 빈 병, 헌책, 헌 옷, 폐지 등을 모아 판매한 수입금으로 봉사 활동을 펼쳐온 영주경찰서 서부지구대 장성원(58) 경위의 각오다.
장 경위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다.
2000년 12월에는 한 주택에 불이 난 것을 보고 119 신고 후 곧장 뛰어들어가 위기에 처한 80대 어르신을 구한 적이 있다. 나중에 이러한 선행이 알려져 경찰청장 표창을 받았다.
당시 장씨는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한 가정의 열악한 생활환경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
오랜 기간 제대로 청소도 안 된 집에서 미취학 아동부터 20대인 큰딸까지 자녀 5명이 질환을 앓는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것을 목격했다.
퇴근 후에도 그 장면이 머릿속을 맴돌자 그는 지인들에게 알려 도울 방법을 찾았다.
이들은 쌀과 생필품을 구매해 전달하고, 이를 계기로 ‘영주이웃사랑봉사회’를 만들었다.
장 경위가 초대 회장을 맡았다.
봉사회는 매월 회원들이 가져온 쌀·라면 등과 직접 만든 반찬을 독거노인, 결손가정 등에 나눠주고 집을 수리해 주며 1년 넘게 활동을 이어갔다.
봉사회 활동이 더욱 풍성해진 건 2006년부터다.
그해 1월부터 반찬 나눔, 집수리 봉사에 더해 고철, 빈 병, 헌책, 헌 옷, 폐지 등 모으기에 나섰다.
한 회원이 1년 동안 모은 고철을 팔아 마련한 80만원을 봉사회에 내놓는 모습을 본 장 경위는 순간적으로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회원들은 각자 지인들에게 취지를 알리고 동참을 요청했다.
장 경위는 매달 10여 차례 1t 트럭을 몰고 회원 집 등을 일일이 찾아가 고철 등을 수거한 뒤 지인 소유 공터에 보관했다. 일정 분량 이상이 되면 고물상 등에 내다 팔았다.
봉사회 자체 수입이 생기자 그해부터 연말이면 형편이 어려운 지역 고등학생 6명을 선정해 장학금 50만원씩을 지급한다.
또 매년 한 차례 독거노인, 시각장애인 등 혼자서는 움직이기 어려운 이웃 20여명을 초청해 전세버스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는 ‘아름다운 동행’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고철 등을 판 돈으로 영주 한 빌라 1층 상가에 봉사회 사무실도 마련했다. 회원들은 이곳에 모여 반찬 등을 만들고, 봉사활동 계획을 세운다.
2018년 봉사회 회장직에서 물러나 고문·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 사이 회원은 50여 명으로 늘었다.
장 경위는 “지금까지 봉사회에서 고철 등을 팔아 벌어들인 돈이 2억원 정도다”며 “자체 수입이 있어 더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응기 부회장은 “장성원 전 회장의 봉사 활동은 회원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며 “말과 행함이 일치하는 그의 이웃사랑이 회원들에게 이웃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고 했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