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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벚꽃의 봄은 산벚꽃이 안다

등록일 2021-05-06 18:12 게재일 2021-05-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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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이 화

봄이라고

모든 나무가 꽃피우는 건 아니다


나무의 나이테엔


그 나무의 전생


또 그 전생의 전생이 기록되어 있다


아니, 그 후생까지


아름다운 타원형 속에 비밀스레 내장되어 있다


따라서 우연한 봄날 우연히


꽃피우는 나무란 없다


거역할 수 없는 윤회의 법칙처럼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순환


그래서 저 벚꽃


일생 중


오로지 4월의 미풍에만 황홀하게 전율한다


내 몸속


수천억 개의 세포는


내 전생의 잎, 잎들


그래서 당신, 그 봄날 같은 입김에


그토록 뜨겁게 반응했던…


4월의 미풍에 황홀하게 전율하며 꽃을 피우는 벚꽃은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거역할 수 없는 인연의 고리 때문이라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은 사랑도 시공을 초월해서 인연과 순환이라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는 확신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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