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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모두 불쌍하다

등록일 2021-04-04 19:24 게재일 2021-04-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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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가인<br>참마음심리상담센터 원장
문가인참마음심리상담센터 원장

지구라는 별에서 불쌍한 사람들이 매일 해가 뜨면 일을 하고, 돈을 벌려고 발버둥 치고, 서로 잘난 체하며 싸우다가 쓰레기를 한가득 버리고, 불쌍하게 죽어간다.

내가 젊었을 때 만났던 어떤 헤드헌터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위로부터 아래까지 많은 사람을 만나서 술을 마셔보니 알게 된 것이 있어. 사람은 모두 불쌍하다는 거야.”

영적인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이 지구라는 별에 끊임없이 오는 것은, 완성되지 못한 존재가 몸이라는 옷을 빌려서 완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지구에 온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무엇인가 미완성이고 하자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삶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화를 내고 미워하고 의심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렸을 때 상처를 준 부모를 용서하지 못하고, 나를 괴롭힌 친구를 용서하지 못하고, 나에게 피해를 준 지인을 용서하지 못한다. 그래서 다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내로남불’이란 대중용어도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뜻이라고 한다. 인간은 이렇게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생각하며 타인의 처지를 생각하고 타인을 이해하기 어려운 뇌 구조를 지니고 있다. 즉, 나의 이익과 쾌락 위주로 생각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하기가 쉽지,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명한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심리상담사들에게 세 가지를 강조했다.

“진실하게 대화하라. 타인을 무조건적으로 존중하라. 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하라.”

그만큼 진실한 마음으로 타인의 처지를 생각하며 인간에 관해 가치판단 없이 존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일 것이다. 심리상담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세 가지 태도는 심리상담사가 아닌 일반인들도 마음의 지침으로 삼으면, 인간관계나 의사소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위대한 성인 예수도 사람들이 간음하다 잡힌 여자를 데려왔을 때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 않는가?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라고 했다. 그랬더니 남아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의 허물은 가볍게 여기고, 타인의 허물만 단죄하려고 하고, 미워하고 분노하는 것이다.

그럼 수만 명을 상담한 나의 인간에 대한 결론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모두 행복과 성공을 원한다. 사람들은 모두 인정과 사랑을 원한다. 고통을 겪지 않은 사람이 없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사람들은 모두 남을 돕고 싶어한다.

즉, 사람들은 행복과 성공을 원하며, 그 와중에 상처와 고통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남을 돕고 싶어 하는 마음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곁의 화려한 옷 입고 좋은 차 타며 잘나 보이는 이들이든 그 반대이든 모두 불쌍하고, 그 불쌍한 이들의 마음에는 선한 본성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불쌍한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서로 돕자, 미워하지 말고 부디 용서하자. 얼싸안고 이 지구라는 별에서 축제처럼 살다가, 쓰레기 덜 버리고 깨끗하게 청소하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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