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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진동에 산불 공포까지… 이젠 제발 멈추어주오”

이바름기자
등록일 2021-02-18 20:07 게재일 2021-02-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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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수성사격장 찾은 권익위 
이틀간 피해현장 돌며 실사 나서
주민들 “50여년 간 지속적 고통    
물질적 피해도 만만찮아” 호소
포항시도 사업 추진 어려움 토로
포항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 대표들이 18일 포항을 찾은 국민권익위원회 국민고충긴급대응반원들에게 사격장 소음 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포항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 제공
포항 장기면 수성사격장 갈등 조정에 착수한 국민권익위원회가 18일 포항을 방문해 수성사격장 소음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과 만났다. 이들은 19일까지 이틀간 현안에 대한 주민 의견 청취 및 현장 실사를 진행한다.

김석준 국민고충긴급대응반 과장 외 3명으로 구성된 포항수성사격장 피해 현장조사단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포항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조현측 위원장 등 주민 대표, 포항시 공무원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군 관계자들은 이번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조현측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포항 장기면민들은 지난 56년간 육군, 해군, 방산업체 등의 연중 계속되는 사격훈련의 소음과 진동, 산불 등으로 극심한 불안감과 공포를 느끼고 있다”면서 “육체적·정신적 피해는 물론 물질적 피해까지 끊임없이 속출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주민들은 △소음 및 진동에 의한 피해(난청질환, 건물 균열, 가축의 임신율 저하 및 유산 등) △군부대 전차 등 차량이동에 따른 피해(매연, 소음, 교통체증 등) △곳곳에 산재된 군용지로 인한 피해(지가 하락, 대규모 계발계획 투자기피 및 무산위기 등) △포사격 훈련 피해(산서·방산리 민가 도탄 피해 등) 등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포항시 역시 수성사격장 내 훈련 등으로 인해 각종 사업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포항수성사격장 인근에서 추진하고 있는 코스타밸리 관광단지 조성, 양포항 마리나 조성, 대규모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 등의 사업이 각종 소음과 진동으로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 관계자는 “56년간 군 사격훈련으로 인한 고통을 인내해 온 지역민들의 아픔을 충분히 이해했으며, 주민들의 입장에서 고충민원을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이달 8일 국민권익위는 정부세종청사에서 포항수성사격장 반대대책위원회와 국방부 차관, 해병대 1사단장이 참석한 가운데 ‘집단민원 조정 준비회의’를 열고, 모두의 동의를 얻은 가운데 갈등 조정에 들어갔다. 그동안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훈련을 강행해왔던 국방부 등은 이날부터 조정이 끝나는 날까지 수성사격장에서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하지 않는 데 합의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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