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거리두기 방침 동참 영향 열차 전체 좌석 중 44%만 판매 고속도 이용 차량도 14% 줄고 휴게소 매출은 62%나 ‘뚝뚝’ 지역 식당가 등 매출량도 예년比 반도 못미쳐 깊은 시름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는 설 연휴 동안 전체 좌석 171만 석 중 86만4천 석이 판매됐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전년 대비 44% 수준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창가 좌석만 이용할 수 있어 사실상 이용 가능한 좌석이 절반으로 줄었음을 감안하면 예매율이 높지 않은 편이다.
고속도로 통행량도 크게 줄었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번 설 특별교통대책기간 중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고속도로 이용 차량은 1천729만대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통행량은 432만대로, 지난해 설 같은 기간보다 14.1% 감소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 실내매장 내 식사가 금지되면서 휴게소 매출은 62%가량 급감했다.
지역 상황도 비슷하다. 14일 경북 영주시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영주시를 방문한 귀향객 수가 지난해보다 50% 정도 줄었다.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영주역과 풍기역을 통해 귀향한 방문자 수는 모두 2천53명으로 지난해 귀향객 5천443명에 비해 3천390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영주를 방문한 차량도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영주IC와 풍기IC를 통해 귀향한 차량 수는 10일 8천861대, 11일 1만338대, 12일 1만5천537대, 13일 1만4천922대로 총 4만797대가 연휴 기간에 영주를 찾았다. 지난해 구정 명절기간 영주IC를 통해 귀향한 차량은 6만8천939대로, 올해보다 2만8천142대가 더 많았다.
이처럼 고향을 찾는 귀향객과 방문 차량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에 동참한 결과로 풀이된다. 설 당일인 지난 12일 영주역에서 만난 시민 김모(44)씨는 “2월 초에 미리 성묘를 끝내놓고 연휴엔 부모님이 계시는 경주에서 차례만 간단히 지내고 바로 돌아왔다”며 “명절에 가족끼리 모이는 관습을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게 어렵긴 하지만, 코로나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고향을 방문하더라도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는 피하게 된다. 예년 같으면 오랜만에 고향에 모인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는데 이번엔 모임도 다 취소했다”고 말했다.
반면 명절 특수를 통해 최소 경제 회복에 기대를 걸었던 소상공인들의 근심은 깊어졌다.
영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57)는 “지난해 대비 60% 수준의 판매 물량을 준비했는데, 정부의 코로나19 방침과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준비 물량의 50%도 팔지 못하고 재고로 남았다”며 “힘들고 어려운 이 시국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어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주/김세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