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온라인 수업 시스템 수준은(下)

등록일 2020-09-02 19:59 게재일 2020-09-03 18면
스크랩버튼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이주형산자연중학교 교감

데자뷔 세상에 사는 것 같다. 지난 주초 내내 이 나라는 초강력 태풍을 경고하는 언론의 몰이식 방송 때문에 매일 긴장 속에서 보냈다. 다행히 국민 마음을 아는 태풍은 어용 언론의 보도 내용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주말부터 언론은 재방송이라도 하듯 또 태풍으로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언론 보도 내용대로라면 어느 정도의 강도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더군다나 올해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첫 태풍이라고 하니 걱정이 태산이다. 아니래도 힘든 국민을 위해 이번에도 태풍이 꼭 비켜 가길 기원한다.

이미 국민은 친정부 언론들이 내보내는 편향성 뉴스에 넌더리를 친지 오래다. 물론 필자도 마찬가지다. 정치가 바른 역할을 못 하는 나라에서 어느 분야인들 제 역할을 하는 곳이 있을까마는 그중에서 제일 심한 곳이 교육과 언론이고, 이와 버금가는 곳이 법 관련 부처이다. 참된 뉴스는 국민의 눈과 귀다. 그런데 어용 언론들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은 물론 이 나라 정치인들의 눈과 귀를 완전히 가렸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벌거숭이 임금(정치인)이라고 해도 그들은 알아듣지 못한다. 오히려 자기애에 빠져 헤어나지를 못한다. 그래서 필자는 뉴스는 되도록 보지 않는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는 뉴스 채널을 지워버린다.

지난 주말 필자는 무의식적으로 채널을 돌리다가 완전히 TV 화면 안으로 들어간 적이 있다. 필자를 구한 건 아이들이었다. 화면에는 유명 방송인 요리사가 요리를 하고 있었다. 어떤 요리 프로그램이길래 저러나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다. 그런데 분명 많은 것이 달랐다. 그중에서 필자의 시선을 오래 잡은 것은 바로 세트장 구성이었다. 마치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를 보는 것 같았다. 많은 화면이 있었고, 화면 속에는 제각기 다른 사람이 열심히 뭔가를 하고 있었다. 더 놀란 것은 스튜디오의 요리사와 화면 속 인물이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었다. 프로그램 내용을 보니 요리에 서툰 일반 시청자들이 쌍방향으로 요리를 배우고 있었다. 생방송이라는 것에 필자는 더 놀랐다. 모두를 너무 즐거워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필자는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수업이라는 용어가 떠올랐다. 온라인 수업 시작부터 많은 교육 관료와 교사들은 학교에서는 쌍방향 온라인 수업이 안 된다고만 했다. 왜 안 되느냐고 물으면 오로지 핑계를 대기에 바빴다. 대표적인 핑계가 수업을 할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었다. 해결책을 제시해도 그들은 들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릇된 신념”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의사들을 몰아세우고 있는 대통령의 표현은 의료계가 아닌 교육계에 더 적합한 말이다. 분명 지금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 편의 중심의 원격수업은 학생들에게 도움은커녕 독이 되고 있다. 학생들의 마음이 학교에서 더 떠나기 전에 지금 각 방송사가 진행하는 쌍방향 방송을 교육 관료들과 교사들이 꼭 보길 추천한다. 혹여 온라인 수업 때문에 바빠서 TV 프로그램을 모른다는 어처구니가 없는 핑계를 댈 교육 관계자들을 위해 잠시 프로그램을 안내하니 꼭 챙겨 보시길 바란다.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 트롯신이 떴다, 코미디빅리그”

아침산책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