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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옥중메시지 파문

등록일 2020-03-05 19:48 게재일 2020-03-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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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4·15총선을 한달여 앞둔 시점에 터져나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메시지가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보수통합을 추진해온 범야권, 친박세력끼리 헤쳐모여 하던 태극기세력, 그리고 보수통합을 견제해온 범여권 세 당사자 모두에게 커다란 변곡점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한 마디로 거대야당을 중심으로 보수세력이 힘을 모아 현 정권을 심판해달라는 주문이었다. 졸지에 보수대통합세력을 대적하게 된 범여권은‘선동정치’라며 날선 비판을 내놨다. 반면 보수통합을 추진해온 야당에서는 ‘애국심에 감동했다’는 반응이다.

미래통합당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반가운 선물로 표현하면서, 내용대로 보수 통합을 마무리하고, 총선에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는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 앞에 분열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는 통합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줬다”며 “천금과 같은 말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자유공화당에서 요구한 공천 작업 중단 요구에 대해선 선을 그어 추후 논란이 예상된다. 어쨌든 통합당과 합류할 것을 요청받은 태극기 세력은 박 전 대통령의 요청에 공감했다. 실제로 옥중메시지 발표직후 자유공화당 김문수, 조원진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태극기 우파 세력과 미래통합당 등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탄핵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가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보수대통합에 힘을 보탬으로써 미래통합당 의석확보에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태극기부대의 합류로 ‘도로새누리당’이 됐다는 비판과 함께 중도세력의 이탈이 점쳐져 일방적인 긍정효과는 이르다.

옥중 메시지가 갖는 정치적 의미는 뭘까 곰곰이 가늠해본다. 우선 미래통합당을 보수통합의 주체로 추인하고, 탄핵 찬성세력에 대해 용서하겠다는 뜻이 읽힌다. 박 전 대통령이나 태극기 부대는 지금까지 탄핵을 부정하며 탄핵에 참여한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 김무성계, 유승민계 등등에 대해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이제는‘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하나는 미래통합당의 텃밭인 대구, 경북(TK)·부산 경남(PK)지역 공천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에 힘을 실어주고, 향후 자신의 사면을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미래통합당은 최근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지역 후보들에 대한 면접은 마쳤지만 아직 공천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컷오프 되는 후보들의 집단 이탈 우려 때문이다. 공천탈락자들이 친박신당 등 새로운 세력을 만들면 야권 분열로 필패국면이 된다.

그러나 이번 옥중메시지가 친박진영들의 공천탈락후 반발 등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결과가 돼 공관위의 개혁공천에 힘을 실어주고있다. 어쨌든 보수대통합에 추동력을 보태준 박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졌는 지는 총선 성적표가 어떻게 나타나느냐 하는 데서 판가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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