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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백신 2 - 폐교 탈출론

등록일 2020-02-05 20:24 게재일 2020-02-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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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감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감

계절을 잃은 1월이 어영부영 다 갔다. 겨울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바이러스들은 파죽지세로 인간 공격에 나섰다. 그 기세에 눌려 전 세계는 허겁지겁 대응책을 발표하지만, 두 글자로 요약하면‘예방’뿐이다. 인간이 바이러스와 싸울 방법이 예방뿐이라니 슬플 따름이다. 아무리 빅데이터 시대라고 하지만 괴(怪) 바이러스의 출몰 시기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인류는 아직 가지지 못했다. 그런데도 뻔뻔한 인류는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전하는 인류 멸망 시나리오라는 글에는 인류 멸망의 10가지 원인이 나온다. “(10위) 핵전쟁, (9위) 감마선 폭발, (8위) 인공지능의 발달, (7위) 이산화탄소의 배출, (6위) 기후변화, (5위) 환경오염, (4위) 소행성 충돌, (3위) 꿀벌의 멸종, (2위) 전염병과 바이러스, (1위) 아무도 모르는 시나리오”. 글을 읽으면서 필자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인류가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인류 멸망의 시간은 인류가 놀랄 만큼 앞당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필자는 위에 든 10가지 원인보다 인류 멸망을 앞당길 더 강력한 원인을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교육이다. “인구절벽이 만든 ‘폐교 쓰나미’ 이제 서울까지 덮친다”. 지난주 신문 기사 제목이다. 학생이 없어 문을 닫는 학교, 한때는 상상도 못 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통계청은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2025년에는 올해보다 10만9천633명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초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폐교 도미노 게임의 시작이며, 게임의 끝은 국가 소멸이다.

정부에서는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재정을 쏟아붓고 있지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부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4B 운동 등이 더 활성화되고 있다. 4B(비·非)란 ‘비연애, 비성관계, 비혼, 비출산’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출산 억제 정책까지 펼쳤던 우리나라가 왜 이 지경까지 되었을까? 출산 포기 원인 중 가장 핵심은 자녀 교육이다. 정부만 인정하지 않을 뿐 이 나라 교육은 이미 죽었다는 것을 국민은 다 안다.

다시 학교 교육이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행복하게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자유학년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자유학년제를 중학교와 고등학교 3년 전 과정에 걸쳐서 하지 않고서는 오히려 자유학년제는 독이 될 뿐이다. 만약 이것이 어렵다면 학교를 다양하게 해야 한다. 대안학교를 원하는 학생들은 대안학교에서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면 된다.

그런데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생이 없다고 안절부절 어찌할 줄 모를 뿐 대안학교를 부정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주 교육청에 전화를 했다. “저희 학생들과 선생님들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교육 공모전에 참가 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교육청에서 돌아온 답이다. “대안학교라서 안 됩니다.” 이게 교육 관료들의 교육 의식 정도이니, 교육 붕괴를 막을 답 역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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