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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통합 필요” 하태경 “개혁 먼저”… 보수통합 평행선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0-01-07 19:58 게재일 2020-01-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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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와 정운천 공동대표가 7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보수당 정운천, 하태경, 한국당 황교안, 김성원 대변인. /연합뉴스

4·15 총선을 앞두고 속도전 양상을 띠고 있는 보수통합 논의가 출발도 하기 전에 제동에 걸렸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전날 총선 전 야권 통합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를 공식화하고, 이달 내에 통합을 이루겠다고 했지만 당내에서 불협화음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7일 오후 새로운보수당의 하태경 책임대표를 만나 새보수당 유승민(대구 동을) 보수재건위원장이 앞서 제안한 보수재건의 3원칙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 보수통합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보수재건 3원칙은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로 나아가며,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 위원장은 이 3원칙 하에서 보수의 통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황 대표의 이러한 계획이 알려지자 당내 친박 의원들이 강렬하게 반발하면서 ‘보수재건 3원칙 전격 수용’ 선언 계획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밤사이 친박 의원들이 황 대표에게 집중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한 뒤 황 대표가 (3원칙 수용 선언을) 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고 한다”며 “3원칙을 받아들이고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만났으면 중도 확장에 도움이 됐을 텐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친박 의원들의 반발로 인해 황 대표는 이날 하 책임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보수통합에 대한 원론적인 대화만 오갔다. 황 대표는 하 책임대표를 만나 “큰 틀에서 통합추진위에 같이 참여하자”고 제안했고, 하 책임대표는 “보수개혁이 가장 선행돼야 하며, ‘보수재건 3대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두 사람은 이날 공개 발언과 기자들과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원론적인 입장만 재확인했다. 황 대표는 보수재건 3대 원칙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을 했느냐는 질문에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폭정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자유우파가 힘을 합해야 한다는 큰 틀에서 새보수당의 주장과 차이가 없다”고만 말했다. 그는 이어 “통합추진위는 큰 틀에서 같이 하자는 이야기를 전했다”며 “진정성을 갖고 자유우파와 자유민주진영이 뜻을 합치기 위해 통합하자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하 책임대표는 “보수개혁이 가장 선행돼야 한다는 점과 관련해 보수재건의 3대 원칙을 황 대표가 분명히 하셔야 한다는 요청을 했다”며 “통합 방법을 두고 진도가 나간 것이 아니고, 통합 필요성에 대한 합의가 된 것도 아니어서 황 대표가 통합에 대해 가진 생각을 오늘 우리에게 풀어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공개 내용 가운데 새로 진전된 내용은 없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당과 새보수당 등 통합 대상으로 거론되는 보수진영 정당 및 단체들은 국회 밖에서 접촉면을 넓히며 보수통합 동력을 살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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