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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특위 통과해도 부적격 인사 교체” 김병준, 사실상 현역의원 물갈이 시사

박형남기자
등록일 2018-11-23 20:24 게재일 2018-11-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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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사진>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의 당협위원장 선정 결과와 별도로 비대위원장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원장으로서 비록 제한적이겠지만 권한을 행사해 우리당의 당협위원장을 맡는 게 적절치 않은 분들에게 별도의 판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현역의원이 조강특위의 기준을 통과해도 김 위원장이 부적격하다고 판단되는 인물은 교체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현역 물갈이를 예고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몇 개월 동안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을 관찰하고 의원들에 대해 나름대로의 판단을 가질 기회가 있었다”며 “조강특위가 쳐놓은 여러 가지 조사와 기준이 있다. 조사결과 그물망은 빠져나와도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향후 당의 미래를 위해 당협을 맡는 게 적절치 않은 분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다면 (거기에 대한)조강특위 결정과 제 판단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특히 “다음 지도부가 조강특위의 결론과 별도로 그 분을 복귀시키든 아니면 그 분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 들어오시든 신경쓰지 않겠다”며 “당내 어떠한 비판과 비난도 감수할 생각”이라고 밝혀,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준에 대해 “지금 제가 이야기할 순 없고 나중에 조강특위 결과를 보고 제가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여러 가지 사안들과 인물에 대한 제 생각 등을 (근거로) 해서 권한을 행사하겠다”며 “조강특위는 객관적 기준과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사전에 말해둬야지 나중에 다른 이야기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권한은 인물교체와 더불어 새 인물을 추천하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전원책 변호사의 해촉, 홍준표 전 대표의 정계복귀, 친박·비박 간의 갈등이 재현되는 등 비대위 위상이 추락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TK) 진박성향의 의원 등 친박계를 겨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현역의원 물갈이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비대위 종료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물갈이 폭이 커질 지 여부에 대해선 의문이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새 지도부가 다시 당협위원장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TK지역 정치권 관계자들도 “물갈이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친박계 의원은 물론 초재선 의원들도 비대위 권력의 정당성과 조강특위 기준의 공정성을 문제삼고 있다.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지금 비대위는 국민과 당원들에게 정당성을 부여받은 현역 의원들을 교체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며 “비대위원장 말대로 하면 엄청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들도 “보수통합이 보수분열로 이끌고 있다”고 경고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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