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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미디어, 변해가는 소비자

등록일 2018-11-01 21:06 게재일 2018-11-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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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규열한동대 교수
▲ 장규열한동대 교수

미디어 환경이 변했다. 뉴스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신문과 잡지, 라디오와 텔레비전 등 매체들이 일정한 주기를 두고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던 시절이 있었다. 디지털 소통혁명을 거치면서, 보통 사람들이 그렇게 수동적으로 반응하던 미디어시대는 이제 역사가 되었다.

기자와 PD, 아나운서와 편집인들이 위기를 느낄만큼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쉬워졌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하여 디지털 미디어환경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이제 유튜브와 1인미디어를 통하여 스스로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전세계와 직접 소통할 수도 있게 되었다. 콘텐츠 소통의 구조도 전통적인 일방향 소통이 아니라, 자유로운 피드백과 평가가 자유로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 졌다. 새로운 미디어환경에서 주도권이 신문사나 방송국으로부터 보통 사람들에게 넘어간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만들어 유통할 수도 있게 되었다. 콘텐츠의 내용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반응하고 비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좋아졌지만 좋아만 진 것은 아니다. 공익을 우선에 두고 전문적 미디어윤리와 공적 책임을 살펴가며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던 미디어 전문가들에게는 안타깝고 불편한 상황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현실을 힘들게 바라보아야 하며, 악성 댓글이 불러오는 사회적 문제를 연일 경험해야 하는 것이다. 미디어 전문인들 뿐 아니라 보통 소비자들에게도 불편함은 있다. 이념성향에 따라 같은 뉴스를 두고도 전혀 다른 보도를 접하는 일이야 어느 정도 익숙해 졌지만, 읽고 시청했던 뉴스가 ‘가짜’일지 모른다는 의혹을 접하면 사뭇 혼돈스럽기까지 하다. 한 가지 사안을 두고 얼마나 많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인지 생각해야 하며, 누구의 말이 진정성과 팩트를 담은 것인지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하염없는 거짓 주장과 허위 선전의 바다에 노출될 위험이 뻔히 보이는 것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여러 나라의 교육시스템을 비교하는 PISA시스템으로 학생들의 수학, 과학, 그리고 읽기 능력을 평가해 왔다. 앞으로는 각국의 교육이 어느 정도의 ‘국제경쟁력’을 가르치는지, 그리고 특히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수준을 평가할 것이라 한다. 즉, 급변하는 미디어환경에서 다음 세대 청년들이 얼마나 적절하게 반응하며 지혜롭게 생각하고 판단하는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나라들 사이 비교를 통하여 새로운 미디어환경에 적응하고 대처하는 방식에 대하여 국제적으로 지혜를 모아보려는 시도로도 읽히는 것이다. 그만큼 환경이 바뀌었다. 아니 지금 이 시각에도 끊임없이 바뀌어 간다. 변화를 분석하여 긍정적인 부분은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구석은 적절하게 경계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교육에 관하여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의 미래세대가 새로운 미디어환경에 혼돈없이 적절하게 적응하며 물밀듯 쏟아지는 다양한 콘텐츠에 지혜롭게 반응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경북교육청은 향후 정책변화 지향점을 구상하면서, 바로 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주목하기로 하였다. 미래의 미디어가 보통 사람들에게 변함없이 긍정적인 소식통과 지혜의 샘이 되려면 보통 사람들이 변하여야 한다. 미디어콘텐츠에 관하여 수동적 소비자에서 능동적 주권자로 바뀌어야 하며, 시청하고 관람하는 이용자가 아니라 참여하고 반응하는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 미디어환경의 또 다른 변화도 이제는 보통 사람들이 이끌어가야 한다. 우리네 삶이 변해 가는 데에 따라 미디어도 함께 변모하여 가지 않을까. 콘텐츠에 실릴 가치와 방향, 그리고 형식과 규모도 결국 보통 사람들의 바람에 따라 움직여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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