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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변화

등록일 2018-08-30 20:47 게재일 2018-08-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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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규열한동대 교수·경북교육발전기획단장
▲ 장규열한동대 교수·경북교육발전기획단장

모든 것이 변한다. 어느 한 순간도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은 이 땅 위에 없다. 사람이 변하고 사회가 바뀌며 세상이 달라진다. 21세기가 되어 디지털세계가 펼쳐지고 보니 그 변화의 속도마저 눈이 부실 지경이다. 하루가 다르게 모든 것이 변해 가며 잠시라도 멈추어 있다가는 금방 뒤처지게 되어 버렸다. 바뀌어 가는 세상을 열심히 살펴 가면서 그 변화에 발을 맞추지 않으면 어느 틈에 도태될 지도 모른다는 강박에 시달리게 되었다. 기성세대는 이 모든 변화를 따라가기도 벅찰 지경이지만, 젊은이들이라고 해서 이를 따라잡는 일이 그리 쉽지도 않아 보인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했다고 하여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문턱에 와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인성.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해도 아직 이 땅은 갈등과 범죄에 시달리고 있다. 눈부신 변화와 발전 가운데에도 눈물과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밖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익히며 따라가느라 우리는 내 안에 갖춰야 할 가치에 소홀한 것이 아닐까. 무엇을 획득하는 삶을 익히기보다 우리는 먼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무한경쟁의 아귀다툼을 떠올리기보다 더불어 잘 살아가는 공동체를 꿈꾸어야 하지 않을까. 인성바른 시민들이 우리 사회를 가득 채울 때,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하여 가는 일도 비로소 가능하지 않을까. 욕심과 욕망으로 세상을 채울 때 세상이 겪을 변화는 절망과 낙심으로 가득차지 않을까.

창의. 4차산업혁명은 눈부신 기술의 발전과 함께 도래했다 하지만, 그것이 기술혁명만을 일컫는 것일까. 기술만 발전하면 창의와 상상력이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것일까. 컴퓨터, 코딩, 소프트웨어. 과학과 기술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참으로 유용한 도구가 되려면, 기술보다 앞서 충실한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그려내고 싶은 세상과 스토리가 없으면 허우대 기술만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 상상력의 원천은 인문학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문학과 역사 그리고 철학은 그래서 떠올리는 것이다. 사람과 세상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존재하며 살아가는 뜻과 의미는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살피는 일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남이 들려주지 못하는 이야기의 텃밭이 우리에게 풍성하게 생길 때, 비로소 진정한 변화를 이끌 수 있지 않을까.

글로벌. 세상은 이제 모두 한 덩어리가 돼 굴러가고 있다. OECD가 세계 학생들의 학력을 비교하기 위하여 수학, 과학, 읽기 능력을 평가했다. 그런데 이제부터 ‘글로벌 역량(Global Competence)’을 또 하나 필수 측정과목으로 삼는다고 한다. 왜 그러는 것일까? 이제 세상은 나만 열심히 산다고 좋아지지 않는다. 우리 나라만 발전한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글로벌 환경에서 함께 어울리며 이해하고 협력하면서 만들어 가는 일을 학교에서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의 다양한 문화들과 서로 다른 환경에 대한 이해를 키워야 하며, 다른 사회와 인종들 사이에서 서로 화합하고 존경하며 협력하는 능력을 가져야 하고, 전 지구적인 이슈들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해결한다는 의지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나라 안에서의 변화와 우리의 국익이 물론 중요하지만 동시에 글로벌 환경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소양이 필요한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인성, 창의, 글로벌 역량과 함께 우리는 세상의 변화를 우리가 주도해 간다는 ‘주인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세상이 변하고 남들이 변해가니 우리도 그에 맞추어 변화해 가자는 생각은 이미 낡은 생각이다. 진정한 변화는 남들로부터 오지 않는다. 내가 변할 때 세상이 변한다는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 언제까지 우리는, 남들의 변화를 바라보며 따라가는 변화만 추구할 것인가. 모방과 추격은 이제 그 힘을 잃었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길은 그 변화를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세상의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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