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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불법자금 의혹’ 노회찬 투신자살

박형남기자
등록일 2018-07-24 21:16 게재일 2018-07-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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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발견… “청탁 무관”
▲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 김모씨 측으로부터 5천만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던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의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38분경 서울 신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 의원이 아파트 현관 앞에 떨어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아파트에는 노 의원의 모친과 동생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3면>

노 의원의 외투와, 외투 속 지갑 및 신분증, 정의당 명함, 유서 등이 발견됐다. 유서에는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노 의원은 유서에서 최근 불거진 금품 수수의혹과 관련해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드루킹이 운영한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으로부터 모두 4000만원을 받았지만,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하지도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정치자금을 수수한 것 자체에 대해선 후회한다.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면서 “누구를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고 부끄럽고 책임을 져야 한다. 무엇보다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당을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께 죄송하고 잘못이 크며 책임이 무겁다”면서 “법정형과 당의 징계로는 부족하다”고 적었다.

그는 특히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며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들을 향해선 “죄송하다”며 “모든 것은 저를 벌해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앞으로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는 투신 소식을 접한 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굉장히 침통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허 특검은 “(노 의원은) 이 나라 정책사에 큰 획을 그었고 이 나라 의정활동에 큰 장식을 하신 분”이라며 “오늘 (노 의원의 투신자살) 보고를 접하고,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노 의원을 겨냥한 ‘드루킹 특검’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본질적인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특검의 표적 수사가 여론몰이식으로 진행돼 비극적 결과를 초래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한편, 노 의원의 장례는 정의당장으로, 5일간 치러질 예정이다. 발인은 27일 오전 9시이며,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상임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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