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의원총회서<br />인신공격성 언행 사과<br />당 내부 갈등 수습 나서<br />비대위원장 임기·권한<br />합의 없어 불씨로 남아<br />
계파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자유한국당의 갈등이 일단 봉합되는 분위기다. 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이 1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특정 의원을 겨냥한 인신공격성 언행에 대해 사과한 데 이어 국민대 김병준 명예교수를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하는 등 당 내부갈등 수습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의총에서 김성태 재신임 문제를 놓고 당내 갈등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혁신비대위원장과 상임위원장 선출에 대한 내용이 주로 다뤄졌다.
김 권한대행이 의원총회 초반에 사과를 구하면서 지난 의총 때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번 막말의총과 관련해 여론이 악화되자 서로 충돌을 피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김 권한대행이 비상대책위원장 선임 문제를 놓고 형식적이지만 선호도 조사를 실시,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갈등을 해소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당 한 의원은 “김 권한대행이 그간 자신의 언행에 대해 사과를 구했다”며 “사실 그간 본인의 말로 화를 불렀고, 이번에 사과를 해서 내홍이 잦아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원도 “김 권한대행의 거취 문제는 잦아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일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권한대행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6·13지선 패배 이후 가장 효율적이면서 의원들이 당의 미래를 걱정했고 나아갈 길에 대해 혼연일체, 단합된 모습을 보여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부덕의 소치로 의원들과 마음 아파했던 부분도 다 해소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17일 전국위에서 비대위원장을 원만하게 선출해 당의 혁신과 변화에 모두가 동참하면서 원내대표로서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독단과 전횡에 맞서 잘 싸우겠다”며 “비대위 출범과 함께 한국당은 혁신과 변화, 진정한 화합과 단합의 길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전히 당내 갈등이 불거질 소지는 있다. 비대위의 권한과 기간 문제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의원들은 이날 의총에서 비대위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다며 비대위원장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데 부정적입 입장을 드러냈다. 일부 의원은 선호도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나는 아예 투표를 하지 않았다”며 “여러 가지 생각이 달라서 투표하지 않았다. 임기나 권한에 대한 합의가 있었어야 했는데 그런게 없어서 안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가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됐지만 그가 전권을 요구할 경우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