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오늘 사상 첫 미북정상회담<br />불가역적 ‘비핵화 vs 체제보장’ 담판이 관건<br />한반도 종전선언으로 평화체제 전환점 기대 <br />
사상 최초의 미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큰 그림이 나올 지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2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본격적인 담판에 들어간다.
북한 매체들은 11일 미북정상회담 참석차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출발 소식을 전하면서 회담 의제를 “새로운 조미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와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 등이라고 처음 밝혔다. 이들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조선반도 비핵화’에 앞세워 자신들의 우선 관심사가 북미관계 개선과 체제보장에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여기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수용하려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안전보장’(CVIG) 조치를 내놓으라는 북한의 요구를 확인할 수 있다.
북미 수교를 포함한 항구적인 평화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라는 입장이다.
북한이 CVID를 위해 내놓아야 할 초기 비핵화 조치 등에 상응해 미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CVIG 조치는 종전선언 또는 불가침선언, 경제제재 해제와 북미관계 정상화 등이다.
성 김 필리핀 대사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수차례의 판문점 실무회담에 이어 이날도 싱가포르에서 협의를 지속하는 것도 이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CVID를 위해서라면 북한이 원하는 모든 것을 줄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여 회담에서 좋은 성과를 올릴 것이란 기대를 갖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미정상회담에서)한국전쟁 종전에 대한 합의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전적으로 합의에 서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함으로써 사실상 종전선언, 나아가 불가침 약속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또 두 정상이 차후 상호 방문과 북미수교 등과 관련된 문구를 공동성명 또는 공동선언에 담아 체제안전 보장 로드맵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결국, 모든 것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담판에서 톱다운(Top down) 방식으로 결단하는데 달렸다. 만약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와 동시에 한반도 평화체제 프로세스의 출발을 약속한다면 한반도 냉전 구조는 급격히 해체될 전망이다.
이미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심지어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의 상황을 봐가면서 군축까지 실현해 나가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통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편입되고 남북간의 실질적 군사적 긴장완화를 낮추는 작업이 함께 진행되면 한반도에는 긴장 대신 화해와 공존, 평화의 길이 펼쳐져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질서가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가 부풀고 있다.
/김진호기자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