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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정부, 교육

등록일 2018-03-22 21:08 게재일 2018-03-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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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br /><br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재난 수준의 청년 실업! 청년(靑年)이란 말은 한 때는 빛이요, 개혁이요, 희망이었다. 그런 그 청년들이 사라지고 있다. 인구절벽시대보다 더 절망적인 말은 청년실종시대다. 청년이 없는 사회는 말 그대로 암흑사회다. 인구 학자들은 예전부터 이 나라가 늙어가고 있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사라지는 나라가 될 거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 뒷북 코리아는 인구 학자들의 경고를 무시했다. 그리고 정권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건방을 떨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언제나 최악이었다. 현 정부 또한 마찬가지다. 탓하기 좋아하는 현 정부는 지금까지의 인구 정책이 실패했다고, 그래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 인구 붕괴를 막겠다고 떠들어댔다. 기대한 건 아니지만 결과는 역시 실패다.

출산율과 관련해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내리겠다고 한지 1년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포털 서비스에서 출산율을 검색해보면 너무도 실망스러운 결과들이 나온다.

`아이 안 낳는 대한민국, 역대 최저치 출산율` 특단의 조치는 어디 갔는지? 대통령 바라기인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언론인들에게는 출산율과 같은 끝도 없이 추락하는 생산 지수들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그들에게 유일하게 보이는 수치는 오로지 의미 없는 대통령 지지율뿐이다.

지지율에 목숨을 거는 그들에게 지금의 지지율은 만능열쇠와도 같다. 지지율만 믿고 그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대통령은 어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특단(特段)의 조치를 지시하고, 그러면 그의 신하들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해결책으로 세금 카드를 꺼낸다. 그리고 그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뻔뻔하게 말한다. 분명 세금은 현 정부의 만병통치약이다. 최저임금 해결책도 세금, 청년 일자리도 세금, 출산율도 세금, 고교 무상교육도 세금, 정말 세금이 안 들어가는 곳이 없을 정도다. 누군가는 말한다. 세금 울렁증이 생겼다고.

세금을 가지고 장난치는 말이 있다. 소득 주도 성장! 듣기에는 참 그럴싸한 말잔치다. 그런데 정작 실체는 준만큼 더 거둬들이겠다는 말밖에 안 된다. 그리고 이 말을 조금 더 풀어서 이야기하면 “국민은 봉이다!”이다. `봉`이 된 한 사람으로써 봉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봤다. `됨됨이가 어수룩하여 속이거나 이용해 먹기 딱 좋은 사람`

세금을 화수분으로 생각하는 세금 찬양자들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속담을 제일 싫어할 것이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지금 정부가 하는 많은 일들이 이 속담과 너무도 깊이 관련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청와대가 사활(死活)을 걸고 있는 북쪽과의 만남은 이 속담의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는 그것을 지난 두 번의 남북 정상 회담에서 확인했다. 그때도 뭔가가 곧 될 것처럼 떠들었다. 그리고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더 멀어졌고, 북쪽은 핵과 관련해서는 최고 수준으로 강해졌다. 분명 이번에도 결과가 불 보듯 한데 정부는 세금을 퍼부을 모양이다. 독재(獨裁)의 최고 정점에 있는 그들에게 왜 그토록 목을 맬까?

교육계 또한 `밑 빠진 독` 중 한 곳이다. 공교육을 바로 잡겠다고 거액의 세금을 퍼붓고 있지만(대안학교는 제외), 이 나라의 공교육은 점점 더 교육의 본질에서 멀어지고 있다. 학원 숙제의 도우미로 전락해버린 학교, 과연 그곳에서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까. 청년실종시대의 주범을 학교 교육이라고 하면 펄쩍 뛸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 학생들은 교과서 속에 길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 책상에 엎드려 숙면을 취하는 아이들, 안타깝게도 그들은 청년이라는 말도 못 들어본 채 늙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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