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작가이자 천체물리학자인 마이클 하트가 쓴 `세계를 움직인 100인`은 세계 역사에 영향을 미친 중요한 인물 100인의 삶과 사상, 업적 등을 소개한 책이다. 동양인으로서 7명의 인물이 소개됐다. 그 중 진시황이 17위, 마오쩌둥은 89위에 올랐다. 1위가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 2위가 만류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영국의 뉴턴이다. 등위는 별로 중요치 않아 보인다.
중국의 진시황제는 중국 천하를 최초로 통일하고 중앙집권적 국가를 세웠다. 자신의 공덕을 뽐내고 지고무상한 권위를 내세우기 위해 스스로를 황제라 칭했다. 진시황은 봉건정치의 부활을 막기 위해 각종 제도 개혁에도 앞장섰다. 심지어 봉건제도를 뒷받침해 온 유교철학을 없애기 위해 유학책을 불태우고 400여 명의 유생을 산채로 묻는 분서갱유를 일으켰다.
진시황은 우리에겐 불로초로 잘 알려진 왕이다. 불로장생의 약초를 구하기 위해 우리나라까지 신하를 보냈다. 그러면서 본인은 정작 49세로 생을 마감했다. 그가 죽은 지 2천200여 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또다시 `시황제 시대`의 개막이란 이름으로 전 세계 이목을 모으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1인 지배체제 부활에 대한 외신들의 곱지 않은 평이다.
종신집권까지 가능케 한 헌법 개정은 향후 중국 정국에 커다란 변수로 떠올랐다. 단기적으로 부패척결 등 난제를 푸는 데는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권력의 속성상 독주는 필연적으로 역풍을 만날 수밖에 없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도 2대를 못 넘겼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