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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세대의 파워

우정구(객원논설위원)
등록일 2018-03-07 21:17 게재일 2018-03-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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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가 있다면 일본은 `단카이 세대`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1949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다. 약 800만명 정도다. 이들 세대는 급격한 인구증가로 진학, 취업, 혼인, 주택 등 각종 사회문제에 대해 매사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성장한 세대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경쟁이 일본 경제를 고도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최근 산업연구원(KIET)이 `우리나라 고령층의 특징과 소비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베이비 붐 세대를 중심으로 한 고령층의 소비가 2020년부터 양적 팽창과 함께 질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다. 2020년은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연금을 수령하는 시기다. KIET는 “앞으로의 고령층은 학력이 높고 문화적 개방도가 높으며 개인적 성향이 강해 취미와 건강관리 등 자신을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성향”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고령 친화산업이 성장하고 고령층이 내수를 주도하는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금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를 시작으로 한국사회에서 노령층의 영향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예측한 조사여서 주목받을 만한 내용이다.

특히 이 보고서는 향후 우리나라 고령사회에 베이비붐 세대(약 700만명)에 이어 포스트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까지 가세된다면 한국내수시장의 판도를 크게 바꿀 것이라 전망했다. 포스트 베이비붐 세대의 인구 규모는 956만명으로 베이비붐 세대보다도 크다.

2013년 일본 단카이 세대가 포함된 60~69세 가구의 소비 증가율이 2.7%였다. 일본 전체 소비증가율 1.1%보다 훨씬 높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고령세대 소비가 일본 전체 가계 소비액의 40%를 넘어섰다고 한다. 일본 노인들의 파워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KIET 조사에서 한국사회도 노인 세대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베이비붐 세대가 그 출발점에 섰다. 더 이상 뒷방 늙은이가 아닌 노인들의 당당한 삶이 시작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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