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어 블루 그라스가 죽어
화려한 지느러미가
떠올랐다
물에 새긴 무늬가
어항 속을 물들였다
제 무늬에 빠져 죽은
블루 그라스
머릿속에 새겨진 무늬는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시인이 키우던 열대어의 죽음과 함께했던 애완의 시간들을 생각하며 좀처럼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무늬를 느끼고 있음을 본다. 미물인 열대어 한 마리가 떠난 자리에서 시인은 애틋한 무늬를 바라보고 있다. 살아있는 생명체가 그려내는 무늬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데 죽음으로 우리 곁을 떠나는 존재의 생의 무늬와 향기는 어찌 쉬 잊혀지겠는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