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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시크(Dealer Chic)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등록일 2018-01-30 20:53 게재일 2018-01-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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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시크(Dealer Chic)`란 소비활동에서 정가를 지불하지 않고 가격을 깎거나 할인정보를 공유하는 소비현상 또는 소비문화를 말한다. 가격 흥정 자체를 목표로 삼아 현명한 소비생활을 추구하는 소비양상을 일컫는다. 세계적으로 경제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할인 관련 정보를 활용하거나 해외 사이트를 통해 직접 제품을 구매하는 직구문화가 유행하고, 직구사이트와 가격비교 사이트, 예를 들어 최저가 항공기 티켓 판매사이트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도 이같은 트렌드 때문으로 풀이된다. 집단지성을 통해 직구문화가 자리잡은 것도 마찬가지다.

2012년에는 세계적인 시장트렌드 조사전문기관인 영국의 트렌드워칭닷컴이 뽑은 소비 트렌드 중 하나에 딜러시크가 선정되기도 했다. 온라인과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제공되는 쿠폰 등 맞춤형 혜택을 적극 활용하고, 다른 소비자의 후기를 분석하는 소비 행태는 현명함을 넘어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예전에는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나 요즘 소비자는 할인과 가격 흥정을 번잡하고 당황스러운 행동으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현명한 선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미국 소비자의 81%가 쿠폰이나 고객 카드 이용으로 돈을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을 재미있어 했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실제로 열정적인 쿠폰 사용자의 40% 이상이 연간 7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

소셜 쇼핑 서비스 사업자가 하루에 제품 하나 또는 서비스를, 일정한 거래량을 달성하면 50% 이상 할인된 금액으로 제공하는 `데일리 딜` 서비스의 성공도 딜러 시크 트렌드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몇 년 전 중국 인터넷 `데일리 딜(Daily Deal)` 시장의 50% 이상을 `여가 활동`, `영화 보기`, `외식하기`가 차지했고, 같은 해 미국에서도 데일리 딜로 최고 수익을 올린 10개 항목은 `7일간의 리조트 여행(399달러)`, `햄버거(6달러)`, `영화표와 음료수(5달러)`, `태양의 서커스 공연표(70달러)`였다. 경기침체로 어려운 마당에 알뜰살뜰 살림 사는 아줌마 정신을 대변하는 `딜러 시크`의 유행이 마냥 반가울 따름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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