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 12℃로 떨어졌고 경북 북부지방도 영하 17℃를 기록했다. 한파는 한랭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특정지역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는 현상이다. 이때는 기상청이 한파주의보 등을 통해 한파로 예상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토록 알려주고 있다.
지금 우리가 느끼고 있는 한파는 한반도 상공에 머물고 있는 영하 25℃ 이하의 찬 공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1년 중 가장 추운 날이 양력 1월 15일 무렵이다. 24절기 가운데 가장 추운 때를 대한(大寒)이라고 부르지만 그것은 중국의 기준이고 우리의 경우는 소한(小寒)때가 더 춥다고 한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왔다가 얼어 죽었다”는 속담이 괜히 생긴 말이 아니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는 속담은 대한 추위가 소한보다 덜 춥다는 조상들의 경험담이다.
옛날부터 농가에는 소한부터 날이 풀리는 입춘까지 약 한달 간 바깥출입을 삼가며 겨울나기에 들어갔다. 땔감과 먹거리를 충분히 준비하고 해동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한다. 겨울에 모든 동물이 월동에 들어가는 것처럼 사람도 추위를 피해 일손을 놓는다. 요즘이야 난방이 잘되고 따뜻한 방한복들이 많이 나와 생활패턴이 옛날 같지는 않다.
학창시절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곳을 중강진으로 배웠다. 압록강 상류의 남안에 위치한 곳으로 1월 평균 기온이 영하 19.5℃라 한다. 1933년 1월 2일 영하 43.6℃를 기록,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 온난화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고 아파트 등 도심 속 생활로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느끼기가 예전 같지가 않다.
옛 말에 겨울철 추위가 제대로 추워야 다음해 풍년이 든다고 했다. 맹추위가 해충을 없애기 때문이다. 겨울이 추운 것은 겨울답기 때문이다. 모처럼 찾아온 한파를 즐기는 것도 추위를 극복하는 방법이 아닐까.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