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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등록일 2017-11-20 21:01 게재일 2017-11-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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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 옥
뜬금없이 왔다가는

황망하게 떠나갔네

후두둑 소낙비처럼

가슴에 빗금 긋고

잡지도 놓지도 못한

신기루 그 사랑은

사랑의 속성이 아닐까. 잠깐 스치지만 옷깃이 젖고 흔적을 남기는 여우비 같은 것. 금 속에 숨어 있다 햇살 속에서도 갑자기 후두둑 내리는 여우비는 사랑하는 일과 꼭 닮았다는 느낌을 시인은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신기루 같이 반짝이고 지나지만 그 느낌과 흔적을 쉬 지울 수 없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시인의 깊은 눈은 그 순간의 아름답고 혹은 차가운 잔영들을 놓치지 않고 가만히 그려내고 있음을 본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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