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북 7㎞ 지점, 어제 14시 29분 5.4 `강진`<bR>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 경주 지진 이어 두 번째<bR>건물파손·도로균열·열차운행중단 등 아수라장<bR>진원 얕아 더 크게 체감… 서울·제주도 흔들려
15일 하오 포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했다. 규모 5.8의 지난해 `9·12 경주지진`에 이어 한반도에서 일어난 역대 두번째 강도다.
점심시간을 막 넘긴 시간 포항과 인근지역 주민들은 흔들리는 건물에서 거리로 빠져나왔고 수능시험(16일)을 앞두고 예비소집에 응한 학생들도 운동장에 모여있다 긴급대피하는 등 경북 동해안 전역에서 큰 혼란상이 빚어졌다. 다행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다.
정부가 수능시험을 오는 23일로 일주일 연기한 가운데, 포항시내 유치원과 초중학교에는 16~17일 이틀간 휴업령이 내려졌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여진이 수개월 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동해안 지역주민들의 불안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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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지진의 전조가 포착된 것은 15일 오후 2시22분께. 21초 간격으로 포항시 북구 북쪽 7km 지점과 북서쪽 7km 지점에서 규모 2.2, 2.6의 소규모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7분여가 흐른 오후 2시29분. 규모 5.4의 강진이 최초 지진이 일어난 포항시 북구 북쪽 7km 지점(위도 36.12도, 경도 129.36도)에서 발생했다.
이날 지진은 10여초 동안 이어졌다. 이후에도 규모 2.4~4.6의 여진이 수차례 이어져 포항 일대 주민들은 극심한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포항과 주변 도시의 모든 건물이 강한 진동에 의해 흔들리며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건물 내부에 있던 시민들은 대부분 신속히 건물밖으로 빠져 나와 대형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진원지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을 중심으로 시내 곳곳에서 건물 내부의 각종 집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건물 외벽 및 간판, 도로시설물 등이 파손되면서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오후 9시 기준 건축물 피해 27건, 도로균열 2건, 상수도누수 40건, 정전 4건, 화재4건 등 포항지역에서만 총 77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82명이 건축물, 승강기 등에 갇혀있다 구조됐고, 심리적 충격 등을 호소한 시민 7명이 구급차에 실려갔다. 포항역에서는 KTX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됐고, 대구~포항고속도로 출발점인 포항TG에는 포항을 벗어나기 위한 차량들이 몰려 큰 혼잡을 빚었다.
포항 지진은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진원이 더 얕아 체감 진동은 경주 지진보다 더 컸다. 기상청은 포항지진의 진원 깊이가 9㎞로, 약 15㎞였던 경주 지진보다 지표면에서 더 가까웠다고 밝혔다. 계기진도로는 포항을 비롯한 경북이 진도 6을 기록했고, 강원과 경남, 대구, 부산, 울산, 충북은 진도 5, 전북은 진도 3을 기록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물론 제주도까지 전국에서 흔들림이 감지됐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기상청은 애초 지진 발생지역과 규모를 조기경보 시스템에 의해 발생 19초만에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점, 규모 5.5라고 발표했다가 상세정보 분석을 통해 지진 규모를 5.4로 낮췄다. 발생지역도 북구 북쪽 7㎞ 지점으로 조정했다. 기상청은 “계속해서 여진이 발생하고 있어 상황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며 “발생지점이 내륙 쪽으로 들어가 있어 해일의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기획취재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