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아파트·상가 등 건물 파손, 부상자 발생<bR>경북교육청, 1천64개 학교에 학생 귀가 조치
15일 오후 규모 5.4 강진이 발생한 포항은 전시민이 공포에 떨었다. 강진이 쓸고 지나간 포항의 도심은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시민들이 급히 대피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진앙지 인근 포항시 북구 흥해읍을 중심으로 건물 파손과 균열, 붕괴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피해 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어나고 있다.
포항시내 아파트와 상가, 식당, 대학교 등 포항지역 곳곳은 지진 피해로 쑥대밭이 됐다. 북구 흥해읍에 있는 한동대는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갔고 학생들은 수업 중 혼비백산해 뛰어나왔다. 흥해읍내 건물 주변에 주차된 자동차들이 무너진 건물 블럭 등으로 수도 없이 파손됐다. 북구 장성동과 흥해읍 요양병원 3곳은 건물 외·내벽이 갈라져 환자들이 긴급 대피했다. 흥해읍 대성아파트 5층짜리 1개 동 건물은 뒤로 약간 기울어 주민들이 인근 체육관으로 대피했다.
또 남구 지곡동 행복아파트 두 채 화장실 천장이 무너졌고 북구 두호동 4층 건물과 우창동 상가 건물이 붕괴 위험에 빠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포항시가 오후 9시 현재 집계한 피해상황에 따르면 북구 흥해읍에서 70대 할머니가 무너진 담에 깔려 중상을 입는 등 지금까지 41명이 부상했다. 건물 27곳이 금이 가거나 일부 부서지고, 도로 2곳에 금이 가 차 통행이 금지됐다. 상수도관 40곳이 파손됐고 KTX 포항역사가 천정이 일부 내려앉고 물이 차 폐쇄됐다. 포항공대 등 4곳에 정전이 발생해 복구가 한창이고 포항미술관과 주택, 상가 4곳에 작은 불이 났다. 엘리베이터에 갇힌 시민 구조 신고가 24곳에서 들어왔고 구급신고도 12건이 들어왔다.
주민들의 지진 대피 행렬이 포항 시가지 곳곳에 줄을 이었고 대피 차량들도 대거 거리로 뛰쳐 나오며 포항시가지 전체가 극심한 체증에 시달렸다. 더욱이 일부 주민들은 여진을 피해 포항을 탈출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인근 경주 보문단지 일대 숙박업소 등에 따르면 이날 포항에서 온 지진 대피 숙박객들도 일부 있었다고 전했다.
양학동과 두호동 등 일부 포항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가 멈춰 주민이 걸어서 집 밖으로 나왔고 포항시내에는 지진에 놀라 사무실을 빠져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긴박한 상황에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밖으로 나온 황모(37)씨는 “거실에 있다가 갑자기 흔들림을 느꼈다. 어항이 흔들려 물이 쏟아지고 책장에서 책이 쏟아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서둘러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도내 각급 학교들이 수업을 중단하고 귀가했다. 경북도교육청은 포항지진이 발생한 직후 지진 관련 매뉴얼에 따라 유치원과 초·중·고 등 도내 1천64개 학교에 긴급 메시지를 보내 학생들을 귀가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포항시내 초·중·고등학교들은 지진 발생 직후 지진 대피 메뉴얼에 따라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긴급대피 시킨 뒤 여진이 잦아들자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포항교육지원청은 16~17일 추가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포항지역 유치원과 초·중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포항시는 재난대책회의를 열어 피해 복구 대책을 세우고 있다. 시는 예비비 2억9천만원을 편성해 읍·면·동 별로 긴급지원하고 이재민을 위해 구호매트 2천 개를 확보했다. 보건소는 피해 현장에 응급 의료소를 설치하고 기동방역단을 운영하고 있다. 해병대 1사단은 대형천막 25개와 야전침대 500개, 모포 500장을 지원했고 각 기관은 파손된 도로와 통신, 전기, 가스, 수도시설을 긴급 복구하고 있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