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담배를 못 피웠던 젊은이들이 군대에 가서 담배를 배워 오곤 했다. 성인이 되는 과정처럼 그들이 군에서 배운 담배는 어른들도 관례처럼 용인했다. 당시 군대서 제공되는 화랑담배는 공짜였다. 1인당 보급량이 많지는 않으나 무상으로 보급되는 것만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훈련 중 잠시 휴식시간이 주어지면 “담배 일발 장전”이란 구호가 자연스레 나오고 화랑담배 한입을 문 장병들은 쌓였던 피로를 연기 속에 날려 버렸다.
금연 클리닉이 운영되는 요즘 군대와 비교하면 세상이 완전 바뀌었다. 화랑담배도 없어졌지만 부대 내 금연 클리닉까지 운영되고 있다니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 없다. 얼마 전 모 공군부대에 걸 그룹이 등장해 군인들로부터 금연 서약서를 받았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군인들의 호응도 좋아 100명이 넘는 장병들이 한꺼번에 담배를 끊겠다고 서약했다고 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금연 클리닉에 성공하면 휴가가 포상으로 주어진다는 것이다. 3개월 금연이 확인되면 포상 휴가 하루, 6개월까지 금연을 유지하면 추가로 하루를 더 준다고 한다. 현대화된 군 풍속도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에 따르면 해마다 600만명의 사람들이 흡연으로 소중한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성인 남성 흡연율이 OECD 국가 중 1위다. 매년 5만4천명의 사람들이 흡연관련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다. 장병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흡연과의 전쟁에서 필승은 당연하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