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국제축구연맹(FIFA)의 랭킹 발표가 있어 한국축구는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FIFA는 10월중 한국축구의 랭킹을 62위로 발표했다. 9월보다 11단계나 떨어졌으며 러시아행에 실패한 중국(57위)보다 뒤쳐져 국내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특히 중국보다 랭킹순위가 뒤쳐진 것은 1993년 FIFA가 랭킹을 도입한 이래 처음이라 팬들의 자존심을 무척 상하게 했다. 아시아지역에서도 이란(34위), 호주(43위), 일본(44위), 중국(57위)에 이어 다섯 번째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진출이 확정된 23개국 가운데 개최국 러시아(65위), 사우디아라비아(63위)와 함께 꼴찌에 머물러 있다.
1906년 서울에서 열린 대한체육구락부와 황성기독청년회간 시합이 한국축구의 첫 경기란 기록으로 보아 한국축구도 벌써 100년 역사를 가진다. 국제적 규칙으로 본격화 된 것은 1920년대며 제1회 전 조선인축구대회가 1921년에 열렸다. 당시 축구는 일제식민지 아래에서 쌓인 울분을 풀어줄 유일한 스포츠로 젊은이에게 청량제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해방 후 1956년과 1960년 아시안 컵 대회에서 연이어 우승을 하면서 한국 축구는 아시아권 챔프에 올랐다. 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에서 세계 최강의 국가대표팀을 누르고 당당히 4위에 올라선 한국축구는 명실공히 국민 스포츠로서 자랑거리였다.
최근 한국 축구가 보여준 실망스런 결과에 대한 팬들의 노여움은 이 같은 한국 축구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이해가 간다. 자존심 상할 만한 일이라 하겠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