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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신드롬의 재연

등록일 2017-09-18 20:45 게재일 2017-09-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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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통해 영웅으로 등극한 인물.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거스 히딩크`(71·네덜란드)는 우리 국민의 우상이었다. 외국인이라지만 그 사람 만큼 우리 국민의 열광을 온몸으로 받은 인물은 없었다. 온 나라가 히딩크 신드롬이었다. 그의 멋들어진 어퍼컷과 카리스마, 지도력 등은 늘 우리의 화두였다. 이런 경우 히딩크는 어떻게 했을까, 모든 문제의 해답은 히딩크로 귀결되던 시절이다.

`히딩크` 이름을 달고 출판된 서적들이 홍수를 이뤘다. `히딩크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말이 최고의 유행어가 될 정도였으니 당시 히딩크 신드롬의 열기가 얼마나 대단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붉은 악마의 옷을 입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대한민국`을 크게 외쳤던 젊은이들도 이젠 중년의 나이쯤 됐을 지금이다. 히딩크 신드롬이 15년 만에 되살아났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천신만고 끝에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출전권을 땄지만, 최악의 경기력에 실망을 느낀 팬들이 히딩크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히딩크 감독 복귀설이 솔솔 흘러나오자 인터넷 등에는 히딩크 등장과 관련한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4일 히딩크 전 감독이 네덜란드에서 유럽주재 한국기자들을 만나 “한국축구를 위해 어떤 형태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후 히딩크 이름이 인터넷을 이틀 동안 도배를 한 것. 4강 신화를 만든 그에 대한 추억이 강력하게 느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축구 4강 신화 재연과는 별개의 문제이면서 말이다.

히딩크 신드롬의 본질은 한국 축구도 4강에 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데 있다. 그가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몸으로 던진 그의 멋진 리더십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그를 통해 우리의 잠재력을 확인했다. 이것이 신드롬의 주된 배경이다.

폴란드전을 앞둔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난 영웅에는 관심이 없다. 내 할 일을 할 뿐이다.” 지금 한국의 팬들은 성공신화를 이룩한 히딩크를 통해 또 한번 한국인의 가능성을 확인해 보고 싶은 것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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