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로 도시로 인구가 몰리면서 불가피하게 우리사회는 핵가족화로 진행되었다. 반면에 농경사회에서 만들어졌던 대가족제는 서서히 붕괴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은 대가족 중심의 가정을 찾아보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워졌다. 뉴욕대학교의 클라이넨버그 교수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라 불렀다. 이들 집단의 경제적 영향력을 의미하는 뜻이다. 실제로 우리사회는 핵가족화가 보편화 되면서 사회, 경제, 문화, 교육 등 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여중생 폭행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분노를 안겼다. 또래 여중생을 피투성이가 되도록 참혹하게 두들겨 패놓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지금의 교육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소년법 폐지를 원하는 청원이 수십만 건 청와대 홈피에 올랐다고 한다. 이것이 법 개정으로 고쳐질 수 있다면 백번이라도 법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 또한 능사는 아닐 것이다.
이번 사건을 보며 우리의 대가족제가 가져왔던 교육 효과를 추억해 본다. 대가족제는 한 가족의 구성원이 삼대 이상이 되며 결혼한 자녀들이 분가하지 않고 함께 사는 가족 형태다. 대체로 가족 구성원 수가 많고 엄격한 가부장적 권위가 특징이다. 핵가족화의 흐름을 거스를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인간적이고 위계를 배우는 대가족제의 분위기가 자식세대에게도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것이 가정교육의 근본 아니겠는가.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