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충돌 우려보다는<BR> 국가경제 미칠 악영향 걱정<BR>정부 `강경 대응` 원하기도
북한이 3일 6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구·경북 주민들은 한때 언론매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혹시 발생할지 모를 남·북간 충돌을 우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차분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시민들은 최근 악화된 남북관계 속에서 핵실험을 강행해 한반도 긴장감을 조성하는 북한을 비판했다.
이날 오후 포항역을 찾은 시민들은 북한 조선중앙TV가 발표한 핵실험 성공소식을 보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TV화면을 통해 나오는 긴급속보를 접한 일부 시민은 “이러다 진짜 전쟁이 나는게 아니냐”며 최악의 사태까지 우려했다.
대부분 시민들은 대체로 핵실험으로 인한 전쟁의 공포보다는 향후 국가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더욱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회사원 김모(52·포항시 장성동)씨는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이런 식으로 북한의 도발위협이 지속된다면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전쟁이 발생할 것 같다는 두려움보다는 북한리스크가 증시나 부동산 등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대학생 윤모(24·여·포항시 효자동)씨는 “워낙 북한의 도발이 잦아지다보니 별 감흥은 없다”며 “하지만 북한의 도발에 더이상 소극적으로만 대응해서는 안된다”고 정부대응을 지적했다.
자영업자 정모(39·포항시 이동)씨는 “우리 정부에서는 핵폭탄이라 하고 북한에서는 수소폭탄이라고 하는데 어느 쪽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어느 때보다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시기인 만큼 전쟁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주부 이모(57·여·포항시 죽도동)씨는 “이제는 북한과의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더이상 북한의 도발을 좌시하지 않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동대구역 앞 노점에서 군밤 등을 팔고 있는 두 할머니는 “난리났다. 난리났어”를 되뇌였다.
두 할머니는 “젊었을 때 전쟁을 겪었는데, 또 난리가 날줄 모른다. 전쟁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경험한 세대로서 자식들에게 만큼은 전쟁의 비극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내심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동대구역 내에서 열차를 기다리며 TV를 시청하고 있던 최모(51·대구시 동인동)씨는 “TV에서 저렇게 무섭다고 이야기하는데 정말 당장 내일 전쟁이 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지 않냐”면서 “지금 정부가 대화를 이야기하는데, 조금 더 강경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수성못에서 산책을 즐기던 시민 오모(48·대구시 만촌동)씨는 “북한에서 최근 수차례 미사일을 쏘고 해서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며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화를 자꾸 이야기하는데 지금은 대화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말을 맞아 대구 집을 찾았다가 서울로 간다는 김모(21·여)씨는 “방금 뉴스를 통해, 북한의 발표를 들었다. 무서운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폭력보다는 어떻게든 지금 정부가 슬기롭게 풀어가는 방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순원·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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