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주지사는 2005년 최악이라 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 지출했던 1천200억 달러(135조 원)보다 더 많은 복구비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4만 채의 주택이 파손돼 텍사스는 앞으로 수년간 심각한 주택난을 겪을 것이란 언론 보도도 나왔다. 미국 역사상 볼 수 없었던 전례 없는 보험청구도 예상된다고도 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시에는 콜레라, 장티푸스 발생 비상경보가 떨어졌다. 설상가상이다.
텍사스주 소재 정유사들이 하비의 피해를 입고 설비 가동을 멈췄다. 이곳 정제설비 규모는 미국 전체의 26%, 전 세계의 4.9%다. 얼김에 한국의 정유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비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도 변화를 안겨주었다.
허리케인(Hurricane)은 열대성 저기압이다. 열대성 저기압이 필리핀 근해에서 발생하면 태풍이고 북대서양, 카리브해, 멕시코만, 북태평양 동부에서 발생하면 허리케인이다. 인도양과 아라비아해 등에서 생기면 사이클론이라 부른다. 이름만 다를 뿐 똑같은 자연현상이다. 허리케인은 카리브 연안 사람들에게는 `폭풍의 신`으로 불렸다고 한다. 이름만큼 강력하고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최대 시속 250㎞에 달한다. 그가 지나는 곳에는 나무가 쓰러지고 건물이 날아가고 물바다를 이룬다. 어디서 이런 강력한 힘이 발생하는지 현재 과학도 알 수가 없다고 한다. 되풀이 되는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의 무력함을 보는 것 같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피해 복구비로 100만 달러(약 11억 원)을 기부했다.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도 줄줄이 기부 행렬에 가담했다. 배우 산드라 블록이 100만 달러, 디카프리오도 100만 달러를 내놓았다. 자연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이다.
/우정구(객원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