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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하비`

우정구(객원 논설위원)
등록일 2017-09-04 20:54 게재일 2017-09-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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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울하다. 허리케인 `하비`로 텍사스주 일대가 최악의 재난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5일 텍사스주 남부 연안도시 코퍼스 크리스티 부근에 상륙한 허리케인 하비는 순식간에 텍사스주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5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이다.

텍사스 주지사는 2005년 최악이라 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 지출했던 1천200억 달러(135조 원)보다 더 많은 복구비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4만 채의 주택이 파손돼 텍사스는 앞으로 수년간 심각한 주택난을 겪을 것이란 언론 보도도 나왔다. 미국 역사상 볼 수 없었던 전례 없는 보험청구도 예상된다고도 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시에는 콜레라, 장티푸스 발생 비상경보가 떨어졌다. 설상가상이다.

텍사스주 소재 정유사들이 하비의 피해를 입고 설비 가동을 멈췄다. 이곳 정제설비 규모는 미국 전체의 26%, 전 세계의 4.9%다. 얼김에 한국의 정유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비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도 변화를 안겨주었다.

허리케인(Hurricane)은 열대성 저기압이다. 열대성 저기압이 필리핀 근해에서 발생하면 태풍이고 북대서양, 카리브해, 멕시코만, 북태평양 동부에서 발생하면 허리케인이다. 인도양과 아라비아해 등에서 생기면 사이클론이라 부른다. 이름만 다를 뿐 똑같은 자연현상이다. 허리케인은 카리브 연안 사람들에게는 `폭풍의 신`으로 불렸다고 한다. 이름만큼 강력하고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최대 시속 250㎞에 달한다. 그가 지나는 곳에는 나무가 쓰러지고 건물이 날아가고 물바다를 이룬다. 어디서 이런 강력한 힘이 발생하는지 현재 과학도 알 수가 없다고 한다. 되풀이 되는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의 무력함을 보는 것 같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피해 복구비로 100만 달러(약 11억 원)을 기부했다.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도 줄줄이 기부 행렬에 가담했다. 배우 산드라 블록이 100만 달러, 디카프리오도 100만 달러를 내놓았다. 자연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이다.

/우정구(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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