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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잖은 아열대 현상

우정구(객원논설위원)
등록일 2017-08-25 20:59 게재일 2017-08-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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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원래 온대성 기후이다. 사계절이 뚜렷이 구분되고 사철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천혜적 기후를 가진 나라다. 그러나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온난화로 세계 온도는 평균 0.7℃가 올랐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2배 수준인 1.5℃가 올랐다.

올여름 대구의 더위는 시민들을 짜증나게 했다. 대프리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폭염과 가뭄, 소나기로 반복되는 변덕스런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구의 기후변화는 이젠 현실로 다가왔다. 1970년대와 비교하면 대구의 기상변화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폭염 일수의 경우다. 1970년대는 23일이던 것이 2010년 이후는 31일로 늘어났다. 열대야 일수도 1970년대 10.3일이던 것이 2010년 이후에는 19일로 나타났다. 여름철(6월-8월) 평균기온도 1970년대에는 24.7℃였으나 2010년 이후는 25.8℃로 올라간 것이다.

아열대 기후는 열대와 온대의 중간 정도 기온을 말한다. 기상학에서는 월평균 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지속되면 아열대 지역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이미 남해안 일대를 포함 상당수 지역이 아열대 지역에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기상청은 2070년이면 한반도 대부분이 아열대 가후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제주도에는 이미 60종이 넘는 아열대성 생물이 출현하고 있다고 한다. 2000년부터 보이기 시작한 아열대성 어종 가운데 일부는 제주 연안에 정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황놀래기, 청줄돔, 가시복어 등이다. 과일의 지도도 바뀌고 있다. 대구사과는 옛말이다. 고온과 가뭄으로 품질이 급격히 떨어졌다. 크기도 작아져 상품성을 잃었다. 제주도에서만 재배되던 감귤과 한라봉이 완도 등 전남지역과 경남 거제까지 확대 재배되고 있다. 아열대 과일인 망고와 패션프루트 등이 충청도 내륙지방에 재배되는 기현상이 이젠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우리가 반길 일은 아닐 것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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