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박근혜 정부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고 해 여론의 지탄과 함께 재판을 받고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MBC 방송국에서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사실이 폭로돼 물의를 빚고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는 최근 `블랙리스트`로 추정되는 문건 2건을 언론에 공개했다.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와 `요주의인물 성향`이라는 제목의 문건으로 각각 A4용지 1장과 3장 분량이었다.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는 2012년 파업 당시 보도를 담당하고 있던 MBC 카메라 기자 65명을 4개 등급으로 나눈 표이며, 최상위 등급은 별 두 개(☆☆), 2등급은 동그라미(○), 3등급은 세모(Δ), 최하위 등급은 엑스(X)로 표시했다. 등급분류는 2012년 파업 참가 여부와 회사 정책에 대한 충성도, 노동조합과의 관계 등이 기준이었다. ☆☆등급은 회사의 정책에 충성도를 갖고 있다고 적혀 있는 반면 X등급은 현 체제 붕괴를 원하는 이들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리스트는 실제로 승진·보직배치 등 인사에 활용된 정황이 드러나 적지않은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와 ○부류는 인사 때마다 1~3단계씩 승진했지만, △와 X부류 중 10여 명은 5년간 단 한 번도 승진하지 못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국민을 위한다는 정부가 국민들에 대한 성향분석을 통해 지원여부를 결정한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잘못된 일이다. 아울러 불편부당해야 할 방송이 소속기자들을 등급으로 나눠 승진 등에 차별을 했다니 진상규명과 함께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