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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등록일 2017-07-11 02:01 게재일 2017-07-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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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오뉴월 장마`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태양태음력(太陽太陰曆), 즉 음력에 의하여 유래된 말이기 때문에 양력으로 말하면 6·7월을 가리킨다. 장마의 어원과 관련한 옛말에 `장마가 짧으면 북한의 관북지방 갑산(甲山) 색시들은 삼(麻)대를 흔들며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장마가 짧으면 삼이 덜 자라고, 흉마(凶麻)가 되면 삼베 몇 필에 오랑캐에게 몸이 팔려가야 했기 때문이다.

장마가 생기는 원인은 기상학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즉, 서로 성질이 다른 두 공기 덩어리 사이에는 전선(前線)이 형성되는 데 성질 차이가 크면 클수록 전선은 강화되면서 비나 폭풍우, 뇌우, 강풍을 동반하는 기상현상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여름철에 독특한 기상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장마다. 여름철에 영향을 주는 장마는 북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의 차고 습한 오호츠크해 고기압이나 대륙성고기압 사이에 형성된 전선이 우리나라 부근에 위치하면서 시작된다. 남쪽과 북쪽의 강한 두 공기덩어리의 힘이 엇비슷해지는 6월말부터 7월 중순까지 어느 한쪽도 상대방을 제압하지 못하기 때문에 중간에 만들어진 전선은 정체한다. 이 전선을 장마전선이라고 부르는데, 동서로 길게 형성된 것을 장마전선대라 부른다. 장마 전선대를 따라서 기압골이 이동하면서 흐리고 비오는 날씨를 약 한달 동안 반복하게 된다. 장마전선은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한반도를 거쳐 북상하여 소멸된다. 장마전선이 완전히 상륙하게 되면 북태평양고기압으로부터 고온다습한 열대기류가 전선상에 흘러 들어오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집중호우가 내린다.

전국이 장마로 인한 물폭탄으로 난리북새통이다. 이런 날은 침수가 예상되는 곳의 지하에 주차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특정 지역에 시간당 20~30㎜ 안팎의 비가 쏟아지는 게릴라성 호우가 잦기 때문이다.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여름날씨가 된다. 또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서 불쾌지수도 높아진다. 실내에선 적당한 냉방으로 습도 조절이 필요하다. 비가 안와도 걱정, 비가 너무 많이 와도 걱정이다. 인생사 고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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