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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등록일 2017-07-06 02:01 게재일 2017-07-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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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을 아십니까. `햄버거병`은 의학용어로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불리는 병으로, 급성신부전 등을 야기하는 질환이다. 1982년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은 후 집단으로 발생돼 처음 알려졌다. 이후에도 미국에서는 계속 환자가 발생했고, 유럽 여러국가에서도 집단발생되고 있다. 이 질환은 주로 대장균이 감염된 소에서 생산된 우유 또는 그 소고기를 제대로 익혀 먹지 않을 경우, 그 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섭취한 대장균에서 독성물질인 쉬가톡신(Shiga toxin)이 분비되고, 인간 신장세포에 결합해 세포속으로 침투한다. 이후 세포가 필요로 하는 단백질 합성을 억제함으로써 세포를 죽여 신장을 파괴한다. 그래서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급성신부전을 야기하는, 매우 무서운 병이다. 주로 어린이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이처럼 무서운 병이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먹은 아이에게 발생해 충격을 주고있다. 맥도널드 한국지사는 햄버거 속 덜 익은 고기패티로 인해 HUS(용혈성 요독 증후군)에 걸리게 했다는 혐의(식품안전법 위반 등)로 5일 고소당했다.

고소인 측 법률대리인 황다연 변호사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햄버거를 먹기 전까지 건강했던 A양(4)이 덜 익힌 패티가 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햄버거병`이라고 불리는 HUS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고소인 측에 따르면 작년 9월 A양은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고 2~3시간 뒤 복통을 느꼈다. 증세가 심해지고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자 3일 뒤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HUS 진단을 받았다. A양은 2달 뒤 퇴원했지만,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돼 배에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하루 10시간씩 복막 투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맥도날드 측은 기계로 조리하기 때문에 덜 익힌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그릴의 설정이 잘못되거나 잘못 가열하는 경우 제대로 조리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고소인측의 주장이다. 우리 아이들이 즐겨 먹는 햄버거, 자제하라고 권고해야 할 판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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