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12월, 흥남부두 철수작전은 역사적으로 많은 기록을 남겼다. 세계전쟁사상 가장 인도주의적 작전으로 기록되고 있다. 10만 명의 피난민을 싣기 위해 35만 t의 전쟁 물자를 내려두고 떠났던 당시 군 지휘관의 인도적 결심을 두고 한 말이다.
이 작전에 마지막으로 투입된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정원 60명의 화물선. 선원 47명이 이미 타고 있어 사람이 탈 자리라고는 13자리 밖에 없다. 그러나 전쟁물자를 내리고 10만명의 피난민을 이 배에 태운다. 정원의 무려 230배가 넘는다. 역사는 단일 선박으로 가장 큰 규모의 구조작전을 성공한 배로 기네스북에 등재한다. 이날 흥남부두를 떠나는 장면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 `국제시장`에서도 그 상황들이 묘사됐다.
에드워드 포니 대령은 당시 미 10군단장 알몬드 소장을 설득해 10만명의 피난민을 수송선에 태울 수 있도록 한 인물이다. 전쟁이 끝나고 다시 그는 한국에 돌아와 해병대 사령부 수석고문으로 더 일한다. 경기도 금촌에 창설된 해병대 1사단을 포항에 이전하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 최근 미국 방문 길에 올랐던 문재인 대통령이 맨 먼저 들린 장진호 기념비는 흥남부두 철수작전을 성공케 한 전투로 유명하다. 중공군 12만 명에게 포위당한 미군 1만7천명이 17일간 치열한 싸움을 벌인 전투였다. 포니대령의 후손이 해병대 초청으로 포항을 방문했다. 외손녀 엘리스 크루그(60)와 증손자 벤 포니(31)다. 포니대령이 만든 인연의 끈이다. 포항과의 기분 좋은 만남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