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이 또 한번 갑질논란을 일으켰다. 당사자 간 합의로 수습국면에 들어갔으나 뒷맛은 개운찮다. 우리나라에서 잘 나가는 피자업체 회장이 갑질논란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자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한다. 회장 친인척이 관여하는 업체를 유통과정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가맹점에게 비싸게 치즈를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탈퇴한 가맹점주 가게 근처에 직영점을 열어 이른바 보복영업까지 했다고 한다.
이 업체 회장은 본래 밑바닥부터 사업을 벌여 누구보다 을의 입장을 잘 아는 인물이었다는데 사람의 마음은 알 수가 없다. “소비자는 갑”이라는 평소 소신을 까먹은 것 같다.
한 정신과 의사는 그가 쓴 책에서 우리사회의 갑질 현상은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을 당연시 여기는 사회적 관습에서 온다고 보았다. 불평등과 차별을 타파하려는 본질적 노력이 없으면 우리사회는 `빈익빈 부익부`의 구조가 깨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일본에는 `파와하라`라는 말이 있다. 힘(Power)과 괴롭힘(Harassment)의 일본식 합성어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힘 희롱`이다. 상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아랫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인데, 보수적 일본의 직장문화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갑질논란이 자주 빚어지는 것은 아직은 불평등 문화가 우리사회에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다. 불평등과 차별을 개선하려는 사회 인식적 합의가 빨리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