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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영웅 지용호로`

우정구(객원논설위원)
등록일 2017-06-16 02:01 게재일 2017-06-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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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청운동 자하문 고개 현충시설에서는 무장공비를 방어하다 숨진 말단 경찰관 흉상 제막식이 있었다. 흉상의 주인공은 종로경찰서 소속의 고(故) 정종수 경사다. 1968년 1월 21일 무장간첩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침투를 방어하다 당시 종로경찰서장인 최규식과 함께 총을 맞고 숨진 경찰관이다. 1·21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대통령 관저 폭파, 요인 암살, 국내 주요 시설폭파 등의 임무를 지닌 북한 무장군이 서울 중심부까지 침투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을 경악케 했다. 이 사건은 공비 29명이 사살되고 1명 도주, 1명이 체포되면서 종결됐다. 우리 쪽도 군·경 30명, 민간인 8명이 숨지는 피해를 입었다.

사고가 난 뒤 최 서장은 자하문 고개에 동상이 세워졌다. 정 경사의 동상은 그가 숨진 지 49년 만에 세워졌다. 경찰 내부에서 정 경사의 호국 충절 정신을 최 서장과 같이 기리자는 뜻이 나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세웠다고 한다. 국가 안보를 위해 목숨을 던진 그의 충성심이 뒤늦게나마 동상으로 빛을 본 것은 다행한 일이다.

최근 봉화군이 부하의 목숨을 살리고 자신을 희생한 고(故) 지용호 봉화경찰서장의 희생정신을 널리 알리는 도로명을 지명했다는 소식이다. 봉화군 도로명주소위원회는 봉성면 봉성 삼거리에서 지서장 순직비가 있는 곳까지의 2.3㎞ 도로를 `호국영웅 지용호로`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지 서장은 1949년 6월 17일 봉화 재산면에 공산당이 출현했다는 소식을 듣고 40여 명의 토벌대를 이끌고 가다 7명이 전사하는 사고를 당하고 나머지도 몰살당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 때 지 서장은 자신이 봉화경찰서장임을 밝히고 “나는 죽이고 다른 사람은 살려 달라”는 요구를 했다. 지 서장은 그 자리서 목숨을 잃었다. 다행히 나머지 사람들의 목숨은 건졌다고 한다. 당시의 그의 나이는 36세다.

호국보훈의 달이다.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맥을 끊지 않고 이어진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숭고한 영령들의 뜻을 다시 한번 새겨보면 좋겠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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