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난 뒤 최 서장은 자하문 고개에 동상이 세워졌다. 정 경사의 동상은 그가 숨진 지 49년 만에 세워졌다. 경찰 내부에서 정 경사의 호국 충절 정신을 최 서장과 같이 기리자는 뜻이 나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세웠다고 한다. 국가 안보를 위해 목숨을 던진 그의 충성심이 뒤늦게나마 동상으로 빛을 본 것은 다행한 일이다.
최근 봉화군이 부하의 목숨을 살리고 자신을 희생한 고(故) 지용호 봉화경찰서장의 희생정신을 널리 알리는 도로명을 지명했다는 소식이다. 봉화군 도로명주소위원회는 봉성면 봉성 삼거리에서 지서장 순직비가 있는 곳까지의 2.3㎞ 도로를 `호국영웅 지용호로`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지 서장은 1949년 6월 17일 봉화 재산면에 공산당이 출현했다는 소식을 듣고 40여 명의 토벌대를 이끌고 가다 7명이 전사하는 사고를 당하고 나머지도 몰살당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 때 지 서장은 자신이 봉화경찰서장임을 밝히고 “나는 죽이고 다른 사람은 살려 달라”는 요구를 했다. 지 서장은 그 자리서 목숨을 잃었다. 다행히 나머지 사람들의 목숨은 건졌다고 한다. 당시의 그의 나이는 36세다.
호국보훈의 달이다.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맥을 끊지 않고 이어진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숭고한 영령들의 뜻을 다시 한번 새겨보면 좋겠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