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열, 10년만에 새앨범 발표<bR>신곡 `매일 듣는 노래로` 활동
구미의 유명 댄서 출신인 황치열은 2007년 가수로 데뷔한 이래 약 10년간 `뜨지 못한` 가수였다.
2007년 1집 `오감`(五感)을 발표했지만 주목받지 못한 그는 소속사와도 계약이 해지되면서 매월 받던 생활비 20만원이 끊기자 생활고에 시달렸다. 보컬 학원에서 트레이너로 일하던 그에게 앞길은 막막했다.
반전은 지난해 찾아왔다.
중국에서도 `무명`이던 그는 지난해 1월부터 중국판 `나는 가수다`인 후난(湖南)위성TV `나는 가수다 시즌4`(我是歌手4)에 출연하며 황쯔리에(黃致列) 신드롬을 일으켰고 `대륙의 남자`란 수식어를 얻었다.
“어안이 벙벙했죠. 꿈같다는 말이 뭔지 처음 알았어요. 출연 초반 경연 녹화 차 중국 공항에 내렸는데 엄청나게 많은 팬이 있더라고요. 제 뒤에 누가 있나 하고 돌아봤죠. 그런데 피켓에 `황치열`이란 제 한자가 적혀있더라고요. 기적이란 말을 그때 알았어요.” 그는 이 경연 프로그램에서 최다 1위를 기록하고 가왕전에서 최종 3위를 차지하며 중국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 잇달아 출연하는 한류 스타가 됐다.
탄탄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황치열이 13일 10년 만의 새 앨범 `비 오디너리`(Be ordinary)를 발표한다. 그간 드라마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나 걸그룹 멤버들과 컬래버레이션(협업)한 프로젝트 싱글을 냈지만 앨범은 1집 이후 처음이다.
그는 “1집은 상경해서 낸 첫 앨범이어서 의미가 깊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며 “이번 앨범은 많은 분에게 관심받고 성원을 얻으며 다시 태어난 황치열로 내는 것이고 제 의사도 많이 반영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개했다. 그는 음악 인생의 첫걸음이란 생각으로 화려하게 치장하기보다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포인트로 잡고 선곡했다고 한다. 앨범 제목을 일상이란 뜻으로 붙인 것도 그 때문이다. 첫 주문량은 솔로 발라드 가수로는 이례적으로 10만장을 돌파했다.
“기획사 직원들과 예상 첫 주문량을 3만장 정도로 내다봤는데 높은 수치에 깜짝 놀랐어요. 저의 노력을 알아준 팬들에게 정말 잘해야겠어요.”
아직 국내에서 히트곡이 없는 그는 대중적인 발라드 `매일 듣는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별을 겪은 사람이라면 공감할 법한 노랫말에 담담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음색이 돋보인다.
그는 발라드만 수록하면 지루할 것 같아 셔플 리듬의 R&B 곡 `각`을 넣어 강약을 조절했고, 봄이 지났지만 따뜻한 노래를 부르고 싶어 `봄이라서`를 수록했다. 데뷔 이래 첫 자작곡인 `사랑 그 한마디`도 넣었다. “황치열이라고 하면 정통 발라드를 떠올릴 것 같아 원티드의 전상환과 함께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서는 “제자리를 찾아가네”란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그간 `치열 씨의 근성에 스스로 반성한다. 희망이 된다`는 SNS 메시지를 많이 받았어요. 이 앨범도 결국 해낸 것이니 `성실하게 잘 걸어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근성의 바탕을 묻자 주저 없이 아버지와 팬을 꼽았다. 그는 “처음에는 아버지였다”며 “상경한 지 두 달 만에 작은 공장을 운영하시던 아버지가 위암 수술을 받아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버지에게 시간을 허락받았지만 내내 좋아하지 않으셨다. 그 자체가 오기가 됐다. 부모에게 목표를 쉽게 포기하는 아들이 되고 싶지 않아 하루 커피 12잔씩을 마시면서 잠을 줄여가며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은 팬들이다. 맹목적인 사랑을 주시니 책임과 의무감으로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무명 시절 해보지 못한 것들을 다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중 하나가 콘서트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공연을 해봤지만 국내에서는 24∼25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여는 공연이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