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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콘텐츠 선도하는 `엄마까투리`

등록일 2017-06-14 02:01 게재일 2017-06-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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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훈<br /><br />경북도청본사 취재본부장
▲ 이창훈 경북도청본사 취재본부장

“오래된 탑과 교회종, 그리고 오두막이 있는 마을의 숲 속 까투리 둥지. 올망졸망 모여 있다가 나무 위에서 푸드덕 내려앉는 엄마 까투리를 보자 재잘재잘 떠들어대는 꺼병이(꿩 병아리) 9남매. 엄마 까투리는 꺼병이들의 작은 부리마다 잡아온 벌레들을 하나씩 넣어준다…. 그런데 산불이 일어나면서 숲 속의 평화가 깨어지고 화마로부터 꺼병이들을 지켜 내려는 엄마 까투리의 사투가 벌어지는데….”

경북이 배출한 3D 애니메이션 TV시리즈 `엄마까투리`의 인기몰이가 대단하다. `어린이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를 연상시킬 정도다. 경북 안동의 문화콘텐츠 자산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 `엄마까투리`가 지역 문화콘텐츠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엄마까투리`는 안동이 배출한 고(故) 권정생 선생의 베스트셀러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TV시리즈다. 경북도와 안동시가 지원하고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이 주관, 지난해 8월 EBS TV에 정규 편성돼 방영 중이다. `엄마까투리`는 극장용 단편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고, 이번의 TV시리즈물은 진일보한 캐릭터 묘사와 스토리에다 효(孝)·환경보호 메시지를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엄마까투리`는 방송 초반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4~6세 대상 6.28%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는 현재 EBS의 유아·어린이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높고, 방송 첫해 5% 시청률을 올렸던 `뽀로로`를 웃도는 수치다.

방송 성공에 힘입어 `엄마까투리`는 캐릭터를 활용한 산업화가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 케이블 `IPTV` 모바일과 해외 시장 등으로 미디어 채널을 넓힐 계획이며 인형, 완구류, 도서, 화장품, 어린이뮤지컬 등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엄마까투리`는 지역문화 성공사례 기록뿐 아니라 산업화 성공에 따른 이득을 지역민과 공유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는 지역 기업·단체가 홍보를 목적으로 사용을 신청할 경우 무상으로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캐릭터 산업화 참여를 희망하는 지역 기업·단체에게는 로열티도 할인해주기로 했다.

캐릭터 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된다. 2016년 말 현재 국내 문화콘텐츠시장 규모는 약 94조원으로 알려지고 있고, 이중 경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도 단위에서는 가장 높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경북도와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엄마까투리` 등의 성공을 발판 삼아 2020년까지 이 비중을 3%까지 높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경북지역 캐릭터 산업을 이끌고 있는 `엄마까투리`에 기대가 쏠리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경북콘텐츠진흥원의 김화기 총괄본부장은 “`엄마까투리`의 성공은 중앙이 아닌 안동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우리나라의 대표 애니메이션 산업문화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지역 대표 캐릭터로 성장과 더불어 지역이미지 상승 효과와 부대 사업을 통한 일자리창출 등 지역문화의 중심이 되도록 가속도를 붙이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엄마까투리`의 성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문화산업도 서울 등 중앙이 아닌 지방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게 최대의 수확이라고 해도 틀린말이 아닐 것이다. 즉 지금까지 문화는 지방이 어렵다는 인식이 전제, 처음부터 자신감이 배제된 채 대충 면피용으로만 하던 관행에서 탈피, 우리도 `이제는 할 수 있다`라는 가능성과 자신감을 배양시킨 것이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지난 2002년 월드컵축구에서 아시아의 변방이라는 등식을 깨고, 세계 4강에 오른 한국축구의 기적과 비교해도 될 성 싶다.

이에따라 경북도 등 관련기관은 제2, 제3의 `엄마까투리`의 배출을 견인하고, 지방의 부활을 알리는 프로그램에 보다 심도있는 지원으로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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