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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다르게

등록일 2017-05-11 02:01 게재일 2017-05-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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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규열 한동대 교수·언론정보문화학부
▲ 장규열 한동대 교수·언론정보문화학부

새 대통령이 등장했다. 지난 몇 달 간 쉽지 않았던 산고를 겪고 우리 앞에 서게 된 것이다. 우리에게는 그에 대하여 거는 기대가 높은가 하면 심심치 않은 우려도 있다. 그는 국민 앞에 어떤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 그는 나라 앞에 어떤 지도자로 설 것인가. 그가 오늘처럼 어려운 때에 여러 힘든 일들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므로, 걱정과 희망을 담아 여러 가닥 조언도 하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약속했던 대로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하고 나라의 앞길을 생각하며 모든 일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그의 표현대로 `재수 취준생`이었던 처지를 늘 가슴에 담고, 국민을 위하여 온 힘을 쏟을 것이라는 간절함을 잊지 말 일이며, 나라와 민족의 미래가 날마다 나은 방향으로 움직여 가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그간의 여러 일들로 국민들의 가슴에는 상처도 있고 의심도 있다.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부터 잘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은 어떤가. 길고 긴 날들을 기다려 대통령이 선출되었으니 이제 그만일까. 선거를 통하여 지도자를 선택하였으니 이제 손을 놓고 바라보면 되는 것인가. 그동안 우리 국민은 위대하였다. 정치 형태로서 민주주의를 이야기하지만, 우리 국민은 생활 방식으로서 민주주의를 실천하였다. 하지만, 선출된 바로 그가 고백하듯이 이제 겨우 시작인 것이다. 국민은 다시 고삐를 조이는 마음으로 대통령과 그가 하는 일들을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사회 구성원들의 민주적 사고와 의식이 행동을 통하여 구체화되는 경험을 이미 하였으며, 우리는 이를 이어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몇 가지 덕목들을 생각해 보자.

첫째, 열린 사고. 나만 옳다는 생각을 이제는 벗기로 하자. 나의 주장만 옳다는 독선이 우리에게 얼마나 어려운 시간을 가져다주었는지 우리는 모두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우리는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만큼 남들의 생각에도 가치와 의미를 인정하기로 하자. 함께 고심하고 다 같이 만들어 가는 나라로 나아가기로 하자. 협동과 타협 없이는 늘 같은 자리에 머물 뿐임을 명심하기로 하자.

둘째, 참여하는 마음. 투표로 참여하였지만, 이제는 지켜보는 마음으로 참여하기로 하자. 우리는 이미 선출한 권력이 실패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한 바가 아닌가. 이제는 더 이상 권력의 오만과 독주를 방관하거나 용서하지 않기로 하자.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국민을 무서워하는 대통령과 정부가 되도록 하자. 당신들이 잘못 하는 날, 국민은 언제라도 바꾸어 낼 것임을 명심하게 하자. 투표 뿐 아니라 조언도 하고 제안도 하여, 앞에 선 이들이 긴장하게 하자.

셋째, 공감과 배려. 나라와 사회가 잘 되기 위하여, 우리는 운명 공동체임을 생각하기로 하자. 추격과 경쟁으로 치열하게 살아왔다면, 이제는 함께 잘 살아가는 공동체를 한번 만들어 보기로 하자. 지역갈등도 부끄럽고 세대갈등도 이겨내야 하지 않을까. 온갖 차별을 넘어 화합으로 일어서기로 하자. 사람이 모두 사람으로 존중받도록 하고, 다음세대 청년들을 더욱 세워 주기로 하자. 어려운 이웃들에 눈길을 돌리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로 하자. 더 이상 흩어 버리지 않도록 하고, 모으고 모아 모두 잘 어울리는 나라를 만들기로 하자.

국민에게 힘이 있음을 확인하지 않았는가. 세계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대한 국민에게 손색이 없다. 더없이 높은 자긍심으로 더욱 싱싱한 나라를 만들어 내기로 하자. 이를 이루어 낼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 각자임을 마음에 새기기로 하자.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고 국민은 나라를 섬기기로 하자. 대통령은 최선을 다하고 국민은 지켜보기로 하자. 대통령은 다시 실족하지 않도록 하고, 국민은 더 이상 실수하지 않도록 하자. 내일은 다르게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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