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뽑기 열풍은 특정한 심리법칙이 작용한 결과다.
우선 `도박사의 오류`다. 흔히 50% 확률의 도박에서 `이번에 잃었으면 다음번에는 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확률을 잘못 이해한데서 발생하는 오류다. 50%의 확률은 각 시행마다 독립적이다. 즉, 사람들은 앞에 나타난 사건의 결과가 다음 사건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심리적 오류를 겪는다. 대표적인 사례로 1913년 모나코 몬테카를로 카지노에서 일어난 일이다. 룰렛게임에서 20번 연속으로 공이 검은 색에 떨어졌다. 그러자 도박사들은 일제히 “이번에는 반드시 붉은 색일거야”라고 생각해 붉은색에 큰 돈을 걸었다. 하지만 공은 계속해서 검은색에 떨어졌다. 놀랍게도 공은 20번을 넘어 26번까지 검은색에 떨어졌다. 인형 뽑기도 여러 번 못 뽑았으니 이번에는 뽑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니까 계속 시도하게 된다.
반대로 `뜨거운 손(Hot Hand)`오류도 있다. 농구 경기에서 한 선수가 신들린 듯이 슛을 연달아 성공하면 저 사람한테 패스를 하면 점수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통계를 보면 특정 선수에게 패스한다고 해서 평균 이상으로 슛을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 자유투 실험에서도 첫 번째 슛의 성공 여부와 두 번째 슛의 성공 여부는 유의미한 관련이 없다.
인형 뽑기에서 이번에 성공했으니까 또 성공할 것 같지만, 각각의 시행 확률은 아까와 똑같이 50%다. 이 역시 심리적 오류다. 또 경제적 불황기에 큰 돈 들지 않으면서 자기 기호에 맞는 일에 돈을 소비, 소소한 대리 만족을 얻으려는 심리효과를 가리키는 `립스틱 효과`(여성) 또는 `넥타이 효과`(남성)가 인형뽑기 열풍에 작용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