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이 잦아지자 선거에 영향을 주는 모든 북한 변수를 언론에서 간단히 풍(風)이라는 단어를 붙여 명명했다. 그래서 지난 1997년 2월에 있었던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망명사건을 황풍(黃風)이라고 불렀고, 1997년 8월 국민회의 고문이었던 오익제 전 천도교 교령의 월북으로 인한 파장을 오풍(吳風)이라 했다.
북풍이 여당 아닌 야당후보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 준 적도 있었다. 바로 1997년 15대 대선 직전에 북한측 인사에게 판문점에서의 총격을 요청한 `총풍(銃風)`이 그것이다. 그해 12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측 청와대 행정관 등 3명이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 박충을 만나 휴전선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요청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는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는 데 도움을 준 역풍으로 작용했다.
이번 장미대선을 앞두고 일어난 북한의 미사일도발 역시 또 하나의 북풍이다. 이번 북풍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보수 후보에 도움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