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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쇼크

우정구(객원논설위원)
등록일 2017-04-14 02:01 게재일 2017-04-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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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치매를 옛날에는 `노망(妄)`이라 불렀다. 의학이 요즘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우리의 어르신들이 겪었던 노망은 노인이 되면 누구나 겪는 노화현상의 일종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치매가 뇌질환으로 인지되면서 노인들에게 이 병은 `공포의 대상`이 됐다. 치매는 회복할 수 없는 후천성 지능장애라는 것과 지능이나 학력수준과는 무방하게 발병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병에 걸리면 환자 가족 모두가 고통을 함께 겪어야 하는 불행스런 일로 노인들을 더욱 우울케 한다. 지금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환자는 72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2050년에는 그 수가 200만명을 상회 할 것이란 전망치가 나와 있다. 의학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치매환자는 오히려 급증하는 추세에 있으니 의아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첨단 의학이 발달한 미국도 치매로 인한 사회적 고비용을 감내하기는 마찬가지라 한다. 미국은 치매 치료를 위한 약물 개발의 실패를 스스로 인정하고 이 질환 치료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기로 했다고 한다. 인류의 오랜 소망인 고령화 시대가 눈앞에 닥쳐왔음에도 치매라는 고질병은 고령화의 어두운 그림자로 남아있다.

최근 방송사 보도에서 미세먼지가 치매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미세먼지가 기관지나 폐 등에 붙어 기관지염, 기침, 천식 등의 질환을 유발하는 정도로 알았으나 치매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치매뿐 아니라 파킨슨씨 병의 위험도도 높인다고 하니 경각심을 더욱 높이 가져야겠다. 최근 미세먼지 배출량과 관련, 포항시가 전국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보도로 주목을 받았다. 작년 환경부 집계 결과로, 당진시가 2위로 그 뒤를 이었다는 것이다.

두 도시가 가진 철강산업 도시라는 공통점을 볼 때, 철강업체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가 주 원인으로 짐작된다. 당국의 광범위하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미세먼지가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소식에 겹쳐 포항의 미세먼지 배출량 전국 1위 소식은 포항시민에게 당황스런 뉴스가 아닐까 싶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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