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필이 만든 독립신문은 한국신문 역사상 중요한 위치에 있다. 한국 최초의 근대 신문인 한성순보가 정부 발간의 신문으로 한문으로 기사를 썼던 것에 비해 독립신문은 민간에 의한 한글 전용 신문이라는 점이다. 구한말 기울어가는 국운을 바로잡고, 민중 계몽을 위해 알기 쉬운 한글을 사용했다는 것은 획기적 일로 평가된다. 독립신문의 발간으로 신문의 중요성이 일반에게 인식되고, 이후 민간 신문의 창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 언론인들이 독립신문의 창간 일을 신문의 날로 정한 것은 이런 시대적 배경을 교훈으로 삼고자 함이다.
최근 우리사회는 가짜뉴스 범람과 더불어 신문, 방송할 것 없이 국민 불신의 벽이 매우 높아져 있다. 불신의 근원지가 가짜뉴스의 양산 때문인지 새로운 미디어 등장의 환경 때문인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언론에 대한 국민의 불신 강도가 지금처럼 높았던 적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신문사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신문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정론직필(正論直筆)은 언론의 표상이다. 각 신문사들도 `신문의 날`을 맞아 이런 착잡한 심경을 사설 등을 통해 내비쳤다. 국민의 파수꾼으로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도 약속했다. 독립신문은 창간사에서 전국 인민을 위한 대변자가 되고, 정부가 하는 일을 백성에게 전하고, 백성의 정세를 정부에 알릴 것이라고 했다. 신문의 책무는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에 있다. 신문들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않고 국민의 편에서 저널리즘의 소임을 지킬 때 국민의 신뢰를 찾을 수 있다. 이제 신문의 살 길도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