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뮤어 트레일을 걷다윤석홍 지음(재)협성문화재단 펴냄·교양
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석홍 시인이 최근 펴낸 `존 뮤어 트레일을 걷다`는 시인이 이 트레일을 걸었던 16일간의 여정을 담아낸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네팔 히말라야, 티베트, 몽골, 인도 북부지역은 각자 독특한 야성의 향기와 아름다움을 숨기고 있는 곳이다. 존 뮤어 트레일은 이런 지역과는 달리 종주가 어려운 것은 히말라야 트레킹처럼 잠을 잘 수 있는 로지가 있거나 한 곳에서 베이스캠프를 치고 오래 머무는 고산 등반과 달리 매일 걸어서 움직여야 하기에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사전에 퍼밋(등반허가)을 받아야 하고 식량, 장비, 잠자리 등 모든 것을 자신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점이다. 한낮에는 30도가 넘는 뜨거운 햇살과 밤이 되면 섭씨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날씨, 해발 3천~4천m를 매일 오르고 내려야 하는 트레일이다. 1년에 6개월 정도(5~10월) 밖에 걸을 수 없어 더 매력이 있는 곳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국의 국립공원이 어떻게 관리되고 운영되는 지를 알 수 있고 미국의 굴곡진 역사를 더듬어 볼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금이 발견되면서 겪는 인디언과 백인과의 갈등, 환경보전, 시에라클럽의 명성, 밤마다 쏟아지는 별의 향연 같은 자연의 이야기는 물론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생경한 풍경을 통해 자연은 자연 그대로 놓아 두었을때 더 깊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보았다고 담담한 필치로 적었다. 저자는 `사막은 그 품 안에 오아시스를 숨겨서 아름답다`라는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호수와 호수를, 그리고 고개와 고개를 조화롭게 이어주는 환상의 트레일이라고 했다.
이 책은 부산의 향토건설사인 (주)협성종합건업이 설립한 (재)협성문화재단의 프로보노 사업의 하나인 `NEW BOOK 프로젝트`일환으로 선정돼 발간됐다. `NEW BOOK 프로젝트`는 자신이 직접 쓴 이야기를 도서제작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도서제작의 전(全) 과정을 지원해 책으로 출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공모전이다.
윤석홍 시인은 에필로그에서 “삶이 힘들거나 팍팍해질 때 고통을 감내하며 걸어간 시간을 되돌아보면 벅찬 환희와 작은 성취감이 샘물처럼 솟아날 것이다. 걷기를 즐기는 사람이나 자연을 성찰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갖게 되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