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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자연 그대로 두었을 때 더 깊이 자연으로 돌아간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7-04-07 02:01 게재일 2017-04-0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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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뮤어 트레일을 걷다윤석홍 지음(재)협성문화재단 펴냄·교양
스페인 카미노떼 산티아고, 캐나다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과 함께 세계 3대 트레일이라 알려져 있는 존 뮤어 트레일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해피 아일스에서 출발해 미국 본토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휘트니 봉을 지나 휘트니 마운틴 포털에 이르는 225.9마일(363.4km)에 이른다. 곰과 사슴, 빙하시대에서 살아남은 세코미아 나무, 계곡이나 협곡은 물론 드넓은 초원지대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호수가 있는 환상적인 꿈의 트레일이다.

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석홍 시인이 최근 펴낸 `존 뮤어 트레일을 걷다`는 시인이 이 트레일을 걸었던 16일간의 여정을 담아낸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네팔 히말라야, 티베트, 몽골, 인도 북부지역은 각자 독특한 야성의 향기와 아름다움을 숨기고 있는 곳이다. 존 뮤어 트레일은 이런 지역과는 달리 종주가 어려운 것은 히말라야 트레킹처럼 잠을 잘 수 있는 로지가 있거나 한 곳에서 베이스캠프를 치고 오래 머무는 고산 등반과 달리 매일 걸어서 움직여야 하기에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사전에 퍼밋(등반허가)을 받아야 하고 식량, 장비, 잠자리 등 모든 것을 자신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점이다. 한낮에는 30도가 넘는 뜨거운 햇살과 밤이 되면 섭씨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날씨, 해발 3천~4천m를 매일 오르고 내려야 하는 트레일이다. 1년에 6개월 정도(5~10월) 밖에 걸을 수 없어 더 매력이 있는 곳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국의 국립공원이 어떻게 관리되고 운영되는 지를 알 수 있고 미국의 굴곡진 역사를 더듬어 볼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금이 발견되면서 겪는 인디언과 백인과의 갈등, 환경보전, 시에라클럽의 명성, 밤마다 쏟아지는 별의 향연 같은 자연의 이야기는 물론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생경한 풍경을 통해 자연은 자연 그대로 놓아 두었을때 더 깊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보았다고 담담한 필치로 적었다. 저자는 `사막은 그 품 안에 오아시스를 숨겨서 아름답다`라는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호수와 호수를, 그리고 고개와 고개를 조화롭게 이어주는 환상의 트레일이라고 했다.

이 책은 부산의 향토건설사인 (주)협성종합건업이 설립한 (재)협성문화재단의 프로보노 사업의 하나인 `NEW BOOK 프로젝트`일환으로 선정돼 발간됐다. `NEW BOOK 프로젝트`는 자신이 직접 쓴 이야기를 도서제작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도서제작의 전(全) 과정을 지원해 책으로 출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공모전이다.

윤석홍 시인은 에필로그에서 “삶이 힘들거나 팍팍해질 때 고통을 감내하며 걸어간 시간을 되돌아보면 벅찬 환희와 작은 성취감이 샘물처럼 솟아날 것이다. 걷기를 즐기는 사람이나 자연을 성찰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갖게 되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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