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저녁 꽃밭

등록일 2017-03-31 02:01 게재일 2017-03-31 18면
스크랩버튼
박 형 준
아궁이에서

일렁이는 불길이

얼굴을 적셨으니

타고 남은 재를

흙바구니에 담아

공중에 흩뿌려놓았으니

수만개의 별빛이

하늘과 호흡하는

너의 폐부 속으로 스며들었으니

숨을 내뱉어라

올라가서 올라가서 이제

바람에 뒤척이는 꽃밭이 되어라

아궁이의 타오르던 불길이 재로 스러지듯이, 태양을 마주하며 아름답게 꽃 피우던 한낮의 꽃밭이 날 저물면 어둠 속 별이 빛나는 하늘과 호흡하는 자연의 이치를 들여다보며 시인은 우리네 한 생을 말하고 있는지 모른다. 화려하고 다이나믹했던 청춘의 시간들이 지나면 가만히 하늘과 소통하며 자신을 들여다보며, 겸허히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인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