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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혁명가이자 폭군 마오쩌둥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7-03-31 02:01 게재일 2017-03-3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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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평전<BR>알렉산더 판초프 지음, 심규호 번역<BR>민음사 펴냄·인문

20세기 현대 중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인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중국 국가주석의 일생을 다룬 책 `마오쩌둥 평전`(민음사 펴냄)이 출간됐다.

이 책에서 저자 알렉산더 판초프는 최근까지 접근할 수 없었던 광범위한 문서를 통해 이전에는 듣지 못한 마오쩌둥의 삶의 궤적을 완전하게 들려준다. 일반인에게 대외비였던 구소련의 비밀문서, 즉 러시아 국립 사회정치사 문서 보관소의 자료를 포함해 최근 중국과 서방에서 출간된 저작물을 토대로 마오의 삶과 경력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 이 책은 마오쩌둥의 권력 쟁취 과정과 리더십, 기존에 알려진 옛 소련의 철권 통치자 스탈린과의 관계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 자료를 밝힌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이상주의자, 내전에 빠진 중국 대륙을 통일시키고 서구 열강이나 일본에 멸시당하던 중국과 중국인이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이끈 인물이라는 긍정적 평가 외에도 문화대혁명을 비롯한 국내 정책으로 수천만 중국인의 인명 손실에 책임이 있는, 마지막 황제처럼 살고 행동했던 마오쩌둥의 인생과 통치에 대한 이야기가 세밀하게 펼쳐진다.

러시아 출신으로 현재 미국 캐피탈대 역사학 교수인 저자 알렉산더 판초프는 마오쩌둥을 “20세기 위대한 혁명가이자 막강한 폭군”이었다고 묘사하고 “마오쩌둥이 외세의 침략에서 나라를 해방시키는 임무는 성공했으나 독재 수단을 통해 모든 이가 평등한 이상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고 평가한다.

마오쩌둥 통치 시절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세계의 중심이 되고 정치적으로 양대 초강대국(미국, 소련)과 등거리를 유지하게 됐지만 기만과 폭력을 바탕으로 중국 인민들에게 전체주의적 사회주의를 강요하고, 그들을 피비린내 나는 사회 실험의 나락으로 몰고갔다는 것.

판초프 교수는 또 마오쩌둥에 대해 `스탈린의 순종적인 학생이자 충실한 추종자`로 묘사하며 자신이 충성하는 보스를 안심시키기 위해 고통을 감내했고 스탈린이 죽어서야 그의 모델에서 벗어나려 했던 인물로 평가한다. 기존 많은 책이 마오쩌둥이 스탈린의 꼭두각시가 아닌 진정한 중국의 혁명가로 묘사했던 것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책에 따르면 1981년 1월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마오에 대해 “위대한 무산 계급 혁명가이며, 전략가이고 이론가다. 문화대혁명 기간에 심각한 과오를 저질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업적 전체를 평가한다면 중국 혁명에 대한 공헌이 과오를 능가한다. 그의 공적이 중요하고 과오는 부차적이다”라고 단언한다.

그는 1921년 중국 공산당 창당 이후 1950년대 초반까지 중국공산당이 모스크바에 계속해서 재정을 의존하고 있었으며 중국공산당은 코민테른(공산주의 국제연합)을 통제하던 스탈린과 측근들과 종속관계였다고 본다.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의 운명은 그들에게 달려 있었으며 마오쩌둥이 중국공산당에서 권력의 핵심으로 굴기할 수 있었던 데는 스탈린과 코민테른의 힘이 컸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마오쩌둥의 반인륜적 범죄 행위는 스탈린을 비롯한 다른 독재자들의 사악한 행위 못지않게 끔찍했으며 그 규모 면에서 훨씬 컸음에도, 여러 면에서 진정한 중국의 영도자이자 외국의 볼셰비즘 원칙을 중국 혁명으로 실천하면서 중국의 전통과 결합시킬 수 있는 이론가였기에 여전히 경외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고 말한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81년의 발언 이후로 그에 대한 평가를 재론한 적이 없으며, 그의 탄생 주기마다 그가 태어난 후난 성의 사오산충은 10만 이상의 추모 인파가 몰리는 등 현대 중국인에게 마오는 신중국을 건립한 국부, 토종 영웅을 넘어 신격화된 이미지로 남아 있다.

이 책은 판초프 교수가 러시아어로 쓴 책을 스티븐 레빈 미국 몬태나대 역사학과 연구교수가 영역한 책`마오(Mao: The Real Story)`를 우리말로 번역한 책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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