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롯데의 수난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7-03-20 02:01 게재일 2017-03-20 19면
스크랩버튼
“이렇게 얻어맞고도 쓰러지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근래 엎치고 덮친 `롯데의 수난`을 보면서 하는 말이다. 지난해부터 경영권을 놓고 벌인 `형제의 난`으로 한동안 휘청거리다가 간신히 마무리 되니 이번에는 검찰의 수사가 기다린다. MB정부때 제2롯데월드 인허가 특혜 의혹으로 표적수사를 받은 것이다.

검찰 수사나 국세청 조사는 `경영 마비`를 동반한다. `맷집` 약한 기업은 `단매`에 내려앉지만 롯데는 요행히 잘 버텼다. 그러나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부한 것이 또 걸렸다. 박 전 대통령을 뇌물죄로 옭아넣기 위한 수사였다.

수난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성주 골프장 부지를 사드포대에 내주고 다른 땅을 받은 것이 또 문제가 되어서 중국의 보복을 받고 있다. 갖은 트집을 다 잡아 중국 점포 절반 이상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국내·외적으로 몰매를 맞는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을 9개월이나 출국금지로 발목을 묶어두었다. 한국과 일본에 업체를 둔 롯데는 수시로 일본에도 가야하고, 보복을 당하는 중국에도 가야하는데 꼼짝 못하고 있다. 그래서 “대기업 해체 수순을 밟는가”란 말도 나온다. 삼성 총수의 구속수사도 같은 맥락이다. `재벌해체`와 `전직 대통령 뇌물죄`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것인가.

재계 관계자는 “같은 정권 아래에서, 한번은 정권에 미운털 박혀서 조사받고, 나중엔 협조했다고 수사받고, 심지어 외국에서 보복을 당하는 이런 기막힌 사정을 다른 나라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 했다. 기업 확장, 신규투자, 고용증대는 꿈도 꿀 수 없게 되자 행정부는 보복 당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4천억원을 투입하고, 수출다변화를 돕기로 한 것이다. 인도를 비롯해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으로 교역의 규모·범위를 늘려가자는 것이다.

우리 국민도 롯데 돕기에 힘을 보태야 한다. 국가경제를 버티는 힘은 기업에서 나오고, 기업의 힘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우리 국민은 정(情)이 많아서 곤경을 만난 기업을 잘 돕는다.

/서동훈(칼럼니스트)

팔면경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