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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나라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7-03-09 02:01 게재일 2017-03-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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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정책 있으면 밑에는 대책 있다”란 말은 “중국인들은 당국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멜라민 우유`가 대표적이었다. 중국 정부는 외국과 마찰 갈등을 빚을 때마다 `애국주의 운동`을 벌이는데 겉으로는 따르는척 하지만 속으로는 비웃는다. 특히 젊은층과 네티즌들은 노골적으로 엇박자를 놓는다. 정부가 아무리 한류 콘텐츠를 차단해도 암매매되는 영상물을 통해 볼 것은 다 본다. 적발되면 극형에 처하는 북한과 같이 이불 뒤집어쓰고, 옥상에 올라가서 `한류`를 보는 `스릴`까지 즐긴다.

중국 젊은층들이 어떤 방식으로 정부의 지시를 어기는가에 대해서는 언론이 보도할 리 없다. 다만 `고루한 꼴통들`이 `이 사고뭉치`들을 훈계하고 야단치는 글들이 신문 방송을 타니 아하 그런 일이 있었구나, 간접적으로 알게 된다. 한 대학교수는 “사드에 맞선 애국적 행동을 제발 냉소하지 말라”란 제목의 글을 신문에 실었는데 “애국적 언행을 냉소하는 부류들이 있는데 조롱하지 않으면 마치 자신이 지혜롭지 않은 것처럼 여기는 듯하다”고 썼다. 환구시보는 “롯데에 대한 보복을 유치한 행동으로 여기는 자들이 있다”란 기사를 실었다. 가만히 있으면 모를 것인데 마치 돈을 땅에 묻어놓고 “여기 돈을 묻지 않았음”이란 팻말을 세워놓는 꼴이 됐다.

중국 네티즌들은 사드보복에 냉소적인데 사드를 적극 반대하며 롯데를 강력히 성토하는 부류가 있다. 바로 한국의 촛불시위대들이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으로 몰려가서 “롯데는 사드 부지 제공을 철회하라. 롯데는 각성하라” 구호를 외치고. “사드 부지 교환은 권력과 재벌의 더러운 유착관계”라 했다. 국가안보를 위해 부지를 제공했다가 만신창이된 기업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국적`만 한국인인 사람들이 이 나라에 참 많이 살고 있다. `촛불단체`는 사드 중단을 6대과제 중 하나로 정해놓았고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면 1천500만 촛불의 분노가 박근혜를 넘어 한·미동맹으로 향할 것”이라며 `본색`을 드러낸다. 참 이상한 나라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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