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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유치하려 금품 로비 `의혹`

안찬규기자
등록일 2017-03-03 02:01 게재일 2017-03-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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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체육회, 구미시 개최지 유력설 나돌자<BR>도체육회 이사들에 30만원 든 전복상자 돌려”

포항이 제101회 전국체전 유치 실패로 자존심을 구긴 가운데, 막판에 불리한 형세를 뒤집으려고 포항시체육회가 금품 로비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사법기관의 엄정한 수사를 통한 진실 규명이 불가피해지면서 포항시에 과연 이 사실이 사전에 보고됐는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시 고위직에 미리 보고 제보까지 `일파만파`

포항시·체육회 측 “현금 살포는 없었다” 해명

체육계 “이 시국에… 수술 필요” 자탄 목소리

2일 복수의 경북지역 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말 포항과 구미의 유치전이 한창일 당시 포항시체육회 간부 A씨 등이 여러 명의 경북도체육회 이사들에게 활전복 한 상자씩과 함께 현금 30만원 등 금품을 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복상자 안에 비닐로 포장된 돈 봉투가 있었다는 구체적인 정황도 전해졌다.

당시 도내 1·2위 도시인 포항과 구미는 나름의 유치 당위성을 갖고 있었지만 지난 10여년 전부터 일찌감치 개최지 유치에 적극 나선 구미시에 대해 현지실사 전부터 도체육회 내부에서는 `유력하다`는 여론이 팽배했다. 이에 다급해진 포항체육회 관계자들이 이를 만회하려고 금품을 돌렸다는 것.

특히 이보다 앞서 포항체육회 간부 B씨가 포항시 고위직을 찾아가 `구미가 지금 금품로비를 해서 (포항이) 경쟁에서 밀린다. 포항도 돈을 써야 한다`는 요지의 보고를 했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사실이라면 포항시가 체육회 인사들의 결정을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책임을 면키 어렵다.

포항시의 한 간부는 “전복을 돌렸다는 얘기는 최근에야 알았다. 현금 30만원 얘기는 듣지 못했다”면서 “체육회 간부들이 임의로 결정해서 추진했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포항체육회 간부 A씨 등은 전복 등을 경북체육회 이사들에게 제공했다는 의혹은 대부분 인정했으나, 현금 살포 혐의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했다. 이 간부는 “성의를 보이려고 멸치를 선물로 준비했고, 준비한 멸치가 떨어져서 전복을 단 한곳에 전달한 적은 있지만 이마저도 되돌아왔다”고 의혹을 일부 시인했다.

하지만 이 간부의 해명과는 달리 각각 경북 북부권과 중부권의 시와 군을 포함해 여러 지역 출신 이사들에게 전달된 금품이 반환된 정황들이 이어지고 있어 신뢰성에 의문이 간다.

구태의연한 체육계 비리가 수면위로 떠오르자 체육계 안팎에서는 자조 섞인 한탄과 함께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체육계 관계자는 “현재 각 시군이나 경북도에서 체육회 임원을 맡은 일부 선임자 중에 체육 발전이 아니라 단체장 주변에서 선거 등에 역할을 해주고 이권과 권력을 탐하는 이들이 전체 체육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북도 체육계의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체육인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 비상사태에서 체육회 임원이 뇌물을 돌려 전국체전을 유치하려한 발상부터가 큰 문제다”면서 “진상을 철저히 파악해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2년 체전 개최를 준비해왔던 경북도체육회는 제101회 전국체전 개최지인 부산이 대회 개최를 반납함에 따라 유치전이 열려 포항과 구미, 안동이 뛰어들었다. 이후 안동이 신청을 포기하면서 포항과 구미 간 양자대결로 압축, 경북체육회는 지난달 28일 구미시로 결정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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